한미 국방장관이 2일 연례 안보협의회(SCM)에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확인한다”고 밝히면서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하나의 중국’ 원칙 아래 ‘대만 통일’을 공언한 시진핑(習近平) 정부는 외부 세력이 대만을 거론하는 것을 내정 간섭으로 여겨 왔다.

국방부에 따르면, 대만해협 문제는 SCM에서 직접 논의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 측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공동성명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외교가에선 대만 문제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사상 최초로 언급된 데 이어 한미 국방 부문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SCM 공동성명에도 반영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외교 소식통은 “앞으로 한미 간에 도출되는 주요 문건에는 대만 문제가 어김없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이 주도하는 대(對)중국 견제·압박 캠페인에서 한국이 이탈하지 말라는 강력한 신호”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한미의 대만해협 언급은 중국이 지난달 28일 조기경보기, 폭격기, 전투기, 공중급유기 등 군용기 27대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무단 진입시킨 지 나흘 만에 나왔다. 중국은 지난 10월 4일 역대 최대 규모인 56대의 군용기를 투입하는 등 최근 들어 부쩍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중국은 대만해협, 신장·홍콩 인권 탄압, 남중국해·동중국해 항행의 자유,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미국이 중국 압박을 위해 동원하는 이슈들 가운데 대만 문제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만해협 문제가 거론됐을 때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말과 행동에 각별히 조심하고 불장난하지 말라”며 감정적 언사를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