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당시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했던 국군 유해가 미국 하와이를 경유, 총 1만5000여㎞를 돌아 72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북한 지역에서 발굴돼 미 국방부 전쟁 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을 거쳐 2020년 국내에 봉환된 6·25 전사자의 신원이 미 7사단 카투사 고(故) 박진호 일병으로 확인됐다고 15일 밝혔다.
고인의 유해는 장진호 전투 지역에서 북한 측이 발굴했고, 1990~1994년 다른 유해와 함께 미국 DPAA 측에 인계됐다. 이후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과 DPAA가 공동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하면서 국군 전사자로 추정돼 2020년 국내로 봉환됐다.
유해는 북한과 DPAA 하와이 지부 등 총 1만5470㎞ 거리를 이동해 고향 땅을 밟았지만, 봉환 당시에는 유해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2020년 고인의 남동생이 형을 찾기 위해 유전자(DNA) 채취를 했고, 국방부가 지난달 형제 관계임을 확인했다고 한다.
고인은 1928년 출생으로 1950년 8월 부산에서 입대했다. 일본 징용 경험으로 일본어와 영어가 가능했던 고인은 일본으로 건너가 군사교육을 받은 후, 미 7사단 31연대에 카투사로 배치됐다. 고인은 인천상륙작전과 원산상륙작전에 참전했으며 1950년 11월 함경남도 장진읍에서 벌어진 장진호 전투에서 중공군과 싸우다 산화했다.
박 일병이 전쟁에서 돌아오지 않자 그의 부친은 “일본과 객지에서 힘들게 돈을 벌어 집안을 일으킨 효자였는데 가슴이 미어진다”며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고인의 남동생인 박진우씨는 신원 확인 소식을 듣고 “집안을 위해 희생한 형님이 북한에서 돌아가셨다니 억장이 무너지지만 형님을 찾았다니 감개무량하다”며 “형님을 그리워하셨던 부모님 옆에 하루라도 빨리 함께 안장해 한을 풀어드리고 싶다”고 했다.
국방부와 국가보훈처는 오는 19일 동두천 국민체육센터에서 지역 주민과 군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