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상민 행안장관, 윤석열 대통령, 김용현 국방장관. /뉴스1·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을 두고 윤 대통령의 동문인 ‘충암고 라인’이 주도한 것 아니냐는 말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계엄법 2조에 따라 계엄 건의를 할 수 있는 국방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은 충암고 출신인 김용현·이상민 장관이다.

실제 국방부는 3일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이며, 대통령실 경호처장을 거쳐 국방부 장관으로 갔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선 김민석 최고위원 등이 지난 8월부터 최근 정권 흐름의 핵심은 국지전과 북풍 조성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는 것이 근거 있는 확신”이라고 했다. 그러자 김 장관은 지난 9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지금의 대한민국 상황에서 계엄을 한다고 하면 어떤 국민이 용납하겠느냐”며 “군이 과연 따르겠느냐. 저라도 안 따를 것 같다”고 했는데, 결국엔 계엄 건의를 한 것이다.

야권 등에선 김 장관이 경호처장이던 작년 3월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특전사령관이 공관 회동을 하며 계엄 모의를 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 3일 밤부터 4일 새벽 사이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은 특전사·수방사 예하 부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국가 전복, 대테러·간첩 작전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방첩사의 수장인 여인형 사령관도 충암고 출신이다. 군에서는 또 대북 특수 정보를 다루는 박종선 777사령관도 일명 ‘충암파’다.

이와 관련, 4성 장군 출신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4일 MBC 라디오에서 “준비가 잘 안 된 상황에서 몇몇이 비밀리에 움직인 걸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김 의원은 계엄사령관에 임명됐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에 대해 “3일 오후 용산(대통령실)으로 들어갔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박 총장은) 그때쯤 알았을 걸로 보인다”고 했다. 또 “수방사령관과 방첩사령관, 특전사령관은 그와 비슷한 때 알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야권에선 국회 출입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서울경찰청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는데, 서울경찰청의 황세영 101경비단장도 충암고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