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KF-16 전투기 2대가 6일 한미 연합 훈련 중 경기 포천 일대 군부대와 민가에 폭탄 8발을 잘못 투하해 15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6일 일어났다. 공군은 “초기 조사 결과 전투기 조종사가 (타격 지점) 좌표를 잘못 입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날 오전 군은 포천군 승진과학화훈련장 일대에서 ‘자유의 방패(FS)’ 한미 연합 연습과 연계된 ‘통합 화력 실사격 훈련’을 했다. 여기에 참여한 공군 KF-16 전투기 2대에서 공대지(空對地) 폭탄 MK-82 8발이 잘못 투하됐다.
MK-82는 1발의 살상 반경이 축구장 한 면에 이른다. 이 폭탄들은 타격 목표 지점에서 약 8㎞ 벗어난 지역에 떨어져 15명(군인 5명 포함)이 다치고 주택 다섯 채와 창고 1동, 군 성당 1동, 비닐하우스 1동, 1톤 화물차 등이 파손됐다.
군 당국은 “(타격 지점) 좌표를 잘못 입력한 1번기 조종사가 ‘비정상 투하’를 했고, 2번기 조종사는 좌표를 제대로 입력했지만 1번기 투하 지시에 따라 오폭했다”며 “1번기에 잘못된 좌표가 업로드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공군 조종사들은 전투기 사격 훈련 때 이륙 전 사무실에서 USB 등에 좌표를 입력한 뒤 출격 전 전투기에 업로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조종사가 이 과정에서 잘못된 좌표를 입력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한국 공군기가 오폭해 민간 피해가 난 것은 공군 창설 이래 처음으로 알려졌다. 2004년 공군 F-5B 전투기가 충남 보령 장항선 웅천역 앞 주차장에 연습용 모의탄을 오폭한 사건이 있었지만 인명·재산 피해는 없었다.
국방부는 사고 조사가 끝날 때까지 모든 실사격 훈련을 중단하기로 했다. 오는 10일 시작하는 한미 연합 연습 ‘자유의 방패’의 실사격 훈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는 군이 12·3 비상계엄으로 떨어진 사기를 높이고 대비 태세를 다지려는 중에 발생했다. 이영수 공군 참모총장은 “주민께 송구스럽다”며 “철저히 조사해 문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