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외교장관회담을 위해 일본 도쿄를 방문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1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양자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 하고 있다./외교부 제공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을 위해 일본 도쿄를 방문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1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양자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 하고 있다./외교부 제공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서해 잠정조치수역(PMZ)에 중국이 설치한 대형 철골 구조물에 대해 강하게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에게 “서해에서 중국의 활동으로 인해 우리의 정당하고 합법적 해양 권익이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2001년 한·중 어업협정 당시 설정된 잠정조치수역에서 어업 이외 일방적 활동으로 기존 해상 경계선에 어떠한 영향도 줘선 안된다는 국제법상의 원칙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계기로 한 이후 6개월만이다.

조 장관은 회담에서 지난달 26일 서해 구조물 인근 해역을 점검하는 한국 선박을 중국 인원들이 가로막고 위협해 2시간 대치한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의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서해 잠정조치수역에서 2022년 3월 석유 시추 구조물, 지난해 4~5월 양어장 주장 구조물 2기를 설치한 전후 과정에서 한국 외교장관이 중국 장관에 공식 항의한 것은 처음이다.

왕이 부장은 “해양권익에 대해 상호존중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면서 “소통을 지속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왕이 중국 외교부장,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이 21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회담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정부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도 요청했다. 조 장관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시 주석이 올 10월 말·11월 초 개최되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방한해 참석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국 관계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게 함께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시 주석의 방한을 계기 삼아 양국 민생 증진에 도움이 되는 호혜적 실질 협력 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왕이 주임은 모두발언에서 “양국은 이사 갈 수 없는 이웃 나라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라며 “자주 왕래해야 하고 갈수록 친근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한 양국이 각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