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지난해 20여 차례 지뢰 폭발로 사상자가 나와도 강행했던 비무장지대 일대 ‘국경선화’ 작업을 이달 초부터 재개한 것이 확인됐다. 겨울철에 접어들며 멈췄던 작업을 다시 시작한 것인데 최근 지뢰 폭발 사고로 또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군 당국은 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근 북한군 동향’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해 ‘남북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우며 시작한 장벽 건설 등 ‘국경선화’ 작업을 이달 초부터 재개했다. 합참은 “북한 스스로를 봉쇄하는 철책 보강 등의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며칠 전 올해 작업 시작 이래 첫 지뢰 폭발로 사망자를 포함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이 군 감시 자산에 식별됐다”고 했다. 합참은 또 러시아로 파병된 북한군 1만1000여 명 중 약 40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올해 1∼2월 약 3000명 이상이 증원 개념으로 추가 파병됐다고 했다.
통일부도 이날 배포한 ‘최근 북한 동향’ 자료를 통해 각종 작업에 동원되는 북한군 실태를 전했다. 통일부는 “북한에서 군 복무 중인 이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팔 하나 잘리고 해방되길 바란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북한군은 스스로를 ‘일만 하는 꽁지(꼬리) 없는 소’라고 한다”고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군 복무(10년) 기간 중 1년에 약 두 달 정도 훈련하는 것 이외에는 건설 현장 등 노동에 차출되는데 사망 시 보상금은 북한 돈 100만원(70달러)에 불과하다는 증언이 있다”고 했다. 통일부는 이날 러·북 접경 두만강 자동차 다리 건설 현장에서 최근 임시 다리 및 물막이 시설이 일부 붕괴한 것을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 매체는 27일 처음으로 북한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의 실물을 공개했다.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하늘에서 레이더를 통해 공중을 감시하고 전장을 통제하는 역할을 맡아 ‘하늘의 지휘소’라 불린다. 이날 공개된 기체는 북한이 보유하고 있던 러시아제 일류신 76 수송기 상부에 원형 레이더(레이돔)를 장착한 모습이었다. 러시아·중국·인도가 동일 기종으로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운용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내부 장치와 부품들은 러시아와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