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18일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전술도로 보강 작업 중인 북한군. 국군 GP에서 촬영했다. /합동참모본부
지난해 6월 18일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전술도로 보강 작업 중인 북한군. 국군 GP에서 촬영했다. /합동참모본부

개인 화기로 무장한 북한군 10여 명이 8일 강원도의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했다가 국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돌아갔다. 군 당국은 북한군의 최전방 단절 조치와 연관된 우발적 침범, 한국의 정치적 혼란을 틈탄 고의 도발 가능성이 모두 있다고 보고 분석 중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5시 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군 10여 명이 MDL을 침범해 우리 군이 경고방송 및 경고사격을 실시했다”면서 “이후 북한군이 북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하게 감시하면서 작전 수행 절차에 의거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군이 침범한 지역의 MDL은 역(逆) 브이(V) 자 형태로, 이들은 MDL의 측면부에서 진입을 시작해 50m가량 전진했다고 한다.

북한군의 MDL 침범은 지난해 6월 중부 전선에서 한 달 사이 연달아 3차례 발생한 이후 10개월 만이다. 당시 군은 DMZ 인근 시야 확보 등을 위한 단순 침범으로 판단했다. 당시 북한군은 대부분 삽이나 곡괭이를 들고 비무장 상태로 불모지 및 도로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경계 병력만 무장 상태였다.

그러나 이날 남하한 북한 군인들은 전원 총기를 소지하고 방탄복을 착용한 무장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침범한 지역도 강원도 고성 쪽으로, 평소 북한군이 도로 작업이나 불모지 작업을 하던 곳은 아닌 곳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통령 파면·조기 대선 등 국내 정치적 혼란기에 국군의 대비 태세를 떠보기 위한 도발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번에도 북한군이 향후 이곳에서의 작업을 염두에 두고 지뢰 탐지 등 정찰 활동을 수행하다가 우발적으로 넘어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지뢰 폭발에 대비한 듯한 방호복을 입은 군인과 무장한 군인들이 순찰하듯이 섞여 있었다”면서 “사전 작업을 위한 정찰 활동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 군이 DMZ 내에서 북한군을 향해 경고사격을 한 것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 도로 군사분계선 이북 구간을 폭파했을 때 이후 6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