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뮤얼 파파로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은 11일(현지 시각) “주한 미군이 철수하거나 줄어들면 북한 김정은이 침공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밝혔다.
파파로 인태사령관은 이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주한미군의 대규모 감축이 좋으냐, 나쁘냐’는 질문에 “분쟁에서 압도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감퇴시킨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주한미군의 역할 조정론과 함께 전 세계 미군 배치 조정이 검토되는 가운데, 미군 지도부에서 주한미군 철수·감축론에 부정적인 입장이 나온 것이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도 이날 청문회에서 ‘국방부가 주한미군 역할을 중국의 대만 침공 저지 목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와 관련, “주한미군 감축은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책에 대해 말하진 않겠지만 우리가 한반도에서 제공하는 것은 동해에선 러시아, 서해에선 중국에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는 잠재력, 그리고 현재 작동되는 대북 억제력”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이 북한의 침공을 억제하는 역할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 점에서 병력 감축이나 철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모두 발언에선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투자’에 따른 보상은 돈으로만 측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접근성, 전진 기지, 지속적 파트너십과 억제력과 관련됐다”고 했다. 그는 ‘주한 미군 감축이 한국과 지역의 파트너들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의에는 최근 주한 미군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포대 일부를 중동으로 이동하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을 거론하면서 “우리는 우리가 가진 무력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전략적으로 명확히 해야 한다”고 했다. 패트리엇의 중동 이전과 같이 주한 미군 전력의 일부가 빠져나갈 경우 미국의 한반도 방어 의지가 약해진 것 아니냐는 등의 오해를 북·중·러 등에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됐다.
브런슨 사령관은 북한이 한국을 침공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그(김정은)가 침공을 할 것으로 믿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그가 지난 75년에 걸쳐 이룬 한국의 위대한 성장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무기와 시스템을 이용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