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의 한 암초에서 중국 국기를 게양한 사진을 24일(현지 시각) 공개했다. 미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연례 합동 군사 훈련을 실시하기 하루 전인 지난 20일에는 중국이 분쟁 수역에서 필리핀 군함을 쫓아내는 일도 벌어졌다.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영유권을 강화하기 위한 공정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 타임스는 이날 중국 국경 관리국(CCG) 관계자 4명이 산호섬 위에서 중국 국기를 펼치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도했다. 매체는 “이달 중순 우리 해안경비대가 남중국해 톄셴자오(鐵線礁·필리핀명 샌디 케이)에서 주권을 행사했다”며 “필리핀의 불법 활동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암초를 관찰하고, 주변에 흩어진 플라스틱병과 나무 막대기 등을 치웠다”고 했다. 류더쥔 중국 해안경비대 대변인은 “중국은 톄셴자오와 그 인근 해역에 대한 명백한 주권을 가지고 있고, 중국 관할 해역에서 권리 보호 및 법 집행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85%가 자신의 영해라며 영유권을 주장 중이다. 보도된 사진 속 산호섬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 군도)에 속해 있다. 이 섬은 필리핀이 영유하고 있는 티투 섬(필리핀명 파가사)에서 불과 4.6㎞ 떨어진 거리에 있다. 티투 섬은 스프래틀리 군도의 100여 개 섬·암초 가운데 유일하게 민간인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다.
미국과 필리핀의 발리카탄 연합 훈련 하루 전날, 중국 해군이 남중국해 분쟁 수역인 스카버러 암초 근처에 있던 필리핀 군함을 쫓아내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 대변인은 “스카버러 암초 근처를 중국 승인도 없이 불법으로 진입한 필리핀 해군의 순찰함을 격퇴했다”고 밝혔다. 이에 필리핀 해군 대변인은 “필리핀에 주권이 있음을 재확인했고, 자국 해상으로 들어오는 모든 선박에 맞설 권한이 있다”고 했다. 발리카탄 훈련은 다음 달 9일까지 실시되며 미군 병력 9000명, 필리핀 병력은 5000명, 200명의 호주 병력과 일본 자위대도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