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12일 자신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언론사에 처음 제보한 이모씨가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명복을 빈다”고 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도 “제 입장은 선거대책위원회 발표를 참고해달라”고 했다. 앞서 민주당 선대위는 “이 후보는 고인과 아무 관계가 없다”며 “(사망한) 이씨는 ‘대납 녹취 조작 의혹’의 당사자”라고 했다. 이씨가 이 후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근거로 제시한 녹취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국민의힘 등 야당은 “이 후보의 간접 살인” “목덜미가 서늘해진다”며 이 후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고인 죽음이 억울한 죽음이 안 되게 해드려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대장동 게이트에 연루돼 조사를 받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김문기 전 개발1처장에 이어 (이 후보 의혹과 관련된) 벌써 세 번째 죽음”이라며 “이쯤 되면 이 후보는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다. 이 후보는 ‘간접 살인’의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후보직을 즉각 사퇴하라”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도 “이 후보가 이분(이씨)에 대해 어떤 말을 할지 기대도 안 한다. 지켜보고 분노하자”고 했다. 김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 20여 명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사를 찾아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의문의 죽음이 이어지는데도 검찰이 진짜 ‘몸통’ 수사는 하지 않고 있다”고 항의했다. 윤석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고인의 명복을 빈다”면서 “(고인) 가족께도 검찰에서 철저히 조사해서 억울한 죽음이 안 되게 해드려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했다. 윤 후보 측은 이날 고인 빈소에 윤 후보 이름으로 조기를 보냈다.
정의당 선대위 장혜영 수석대변인은 “우연의 연속이라고 보기에는 참으로 오싹하고 섬뜩한 우연”이라며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이런 의혹들을 줄줄이 달고 대통령이 되겠다고 큰소리치는 것은 정의롭지도 상식적이지도 않다”고 했다. 국민의당 선대위 안혜진 대변인은 “이재명 후보 관련자들의 사망 소식에 목덜미가 서늘해지고 소름이 돋을 정도”라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이날 입장문에서 “국민의힘은 고인 사망과 관련해 마타도어성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이씨의)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기 전까지 어떠한 정치적 공세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민주당 선대위 김우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은 경찰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타살’ ‘간접 살인’을 운운한다”며 “진실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여당 후보를 엮어보려는 비열한 행동”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