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성남, 민심속으로!' 행사에서 시민들과 만나 연설 중 눈물을 닦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배우자 김혜경씨는 이 후보가 최근 경기 성남시 상대원시장에서 연설 도중 눈물을 흘린 것을 보며 자신도 따라 울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28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남편 얘길 듣고 저도 울었다”며 “펑펑 우는 목소리를 들으면 저도 자꾸 울까 싶어서 그 뉴스가 나오면 TV소리를 낮췄다”고 했다.

김씨는 이 후보의 욕설 녹음파일에 대해 “사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게 있다”고 했다. 이어 “당시 1~2년간 있었던 일이 아니라 수십년간의 것들이 쌓여서 생긴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죄송한 일이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남편이 계속 책임져야 할 일이기도 하다”고 했다.

김씨는 이 후보와 친형 고(故) 이재선 씨의 갈등도 언급했다. 그는 “형님과의 문제도 그때 (형님의 성남시정과 관련한 요구를) 남편이 한마디 들어줬어도 되는 거였다”며 “남편이 그때는 시장이 된 게 처음이라서 ‘스킬’(대응방식)이 좀 모자랐던 것 같다”고 했다.

김씨는 지난해 7월부터 전국 곳곳을 찾으며 민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그런 김씨에게 ‘이 후보는 집에서 어떤가’라고 묻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김씨는 “주로 여성분들이다. 저는 ‘이재명은 인간적으로 따뜻하고 저보다 눈물도 많아요’라고 답한다”고 했다.

김씨는 지역 민심을 들은 뒤 주말이 되면 이 후보에게 전달한다고 했다. 그는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 확대 실시’ 공약에 자신의 역할이 크다며 “여성 농업인들이 특히 근골격계 질환을 많이 앓는다는 사연을 듣고는 밤에 남편을 붙잡고 ‘꼭 넣자’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이 후보가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것에 대해 “여론조사를 보면 좀 답답하긴 하다”라고 했다. 이어 “저는 ‘이대남’(20대 남성), ‘이대녀’(20대 여성)…. 사실 이렇게 표현하기도 싫다. 여성·남성 정책이 따로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워킹맘 정책이 여성만의 정책이 아니지 않나”라며 “(이 후보가) 끝까지 소신을 지켜서 (여성·남성을) ‘갈라치기’하고 나누는 정치인이 아니라 통합하고, 함께 잘 살게 하는 그런 정치인이 됐으면 좋겠다. 진심을 보여드리면 국민들께서 판단하시지 않을까 싶다. 표도 물론 중요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취’에 대해서는 “들어보긴 했다”면서도 “제 느낌을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국민들이 들어보고 판단을 하실 것 같다. 저희는 판단을 받는 입장”이라며 말을 아꼈다.

‘대선후보의 배우자도 검증 대상이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대통령이 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답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열린 즉석연설 도중 눈물을 보였다. 이 후보는 상대원시장에서 부모가 생계를 꾸렸다며, 어머니와의 일화를 언급했다. 그는 “어머니께 ‘판·검사 할 실력이 안 돼서 변호사해야 하니 이해하세요’라고 말하고 25살 나이에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인권변호사의 길을 선택했다. 깨끗하게 살려고 노력했고 그래서 지금 이자리까지 왔지만 상처가 너무 많다”며 “제가 하는 모든 일은 서민의 삶과 이재명의 참혹한 삶이 투영돼 있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