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재명 대선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의 과잉 의전 논란,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입장문을 페이스북에 공유했다가 삭제했다. ‘이재명 후보 선대위 공보단’ 명의의 입장문에는 김씨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를 향해 “오보로 판명될 때 보도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후보의 최측근 그룹인 이른바 ‘7인회’ 의원 중 한 명인 김병욱 민주당 선대위 직능본부장과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6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혜경씨에 SBS, KBS 보도에 대한 선대위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입장문에는 “김혜경씨에 대해 황제의전이 있었다는 보도로 사실 여부를 떠나 이미 김씨는 큰 상처를 입었다”라며 “SBS는 이 보도와 관련해 얼마나 사실 확인에 노력했는지 우선 묻는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또 제보자가 7급이 아닌 8급 별정직이라고 정정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이재명 지사가 취임할 때 성남시청에서 같이 온 배모 사무관(5급)이 데려와 채용한 경우이다”라며 “실제 김혜경씨는 A비서가 채용된 뒤 건강관리를 맡게 됐다며 인사 왔을 때 처음 본 이후 A비서를 따로 본 적이 전혀 없다. 단 한 번도 A비서에게 직접 일을 시킨 적 없다”고 했다.
또 “반찬 조달, 음식 배달, 의약품 구매 등을 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설혹 일부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배 사무관의 지시였을 뿐이지 김씨는 관여하지도, 알지도 못하는 일”이라고도 했다.
입장문에는 김씨가 A비서의 이름도 모른다며 “‘황제 의전’, ‘노예 생활’ 운운하는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며 이치에 맞지 않다고 본다”라고도 적혀 있었다.
또 “언론이 오래 전 저질렀던 악명 높은 오보였던 ‘김대중 대통령 일산 사저 아방궁’, ‘노무현 대통령 진영 사저 아방궁’ ‘노무현 명품시계 논두렁’ 기사를 연상케 한다”라며 “과연 그 보도들이 사실이었는가? 모두 “악의적 오보’로 판명된 바 있다. 언론은 이같은 오보를 거듭하면서도 때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한다. 이는 “악의적 프레임’을 씌우려는 의도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라는 내용도 있었다.
입장문에는 “소고기를 사 놓은 냉장고 2대의 위치는 개인 집이 아니라 공관 3층 집무실이다. 대부분 업무용으로 구입한 것이며 더욱이 김씨 개인이 먹은 건 전혀 없다. 방송은 아무런 확인 없이 마치 김씨가 사용한 듯 보도했다”고 했다. 김씨가 A비서에게 빨래를 시킨 적은 단 한 번도 없으며, 샌드위치 30인분도 코로나 사태 이후 이 후보 집에서 회의할 때 먹었던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친인척 명절 선물은 이 후보 개인카드를 사용했고, 김씨의 폐경약 ‘대리처방’ 의혹에 대해선 “김씨는 직접 처방을 받았다. 폐경약과 임신 촉진약은 동일하며(호르몬제) 대리처방을 지시한 적 결코 없다”고 강조했다.
입장문 마지막에는 “A비서와 국민의힘 간 어떤 관계가 있는지 의구심을 갖고 있음을 밝힌다”며 “더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런 의혹을 받기에 충분한 정황이 있기 때문”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어 “이 후보와 김혜경씨는 겸허하게 분명하게 이 상황에 대응할 것”이라며 “잘못이 확인되면 거듭 사과하고 책임도 질 것이다. 그러나 있지도 않은 사실을 조작했거나 작은 사실을 침소봉대해 언론사에 제보했다면 당사자는 물론 사실확인을 철저히 하지 않은 채 오보에 가까운 과잉보도를 했고, 그 결과로 만회하기 어려운 타격을 준 해당 언론사들에 대해서도 상응한 책임을 물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그러나 7일 새벽 김병욱 의원와 이원욱 의원의 페이스북에서는 해당 입장문이 돌연 삭제됐다. 선대위 공보단 관계자는 이날 조선닷컴에 ‘김씨 관련 입장문을 6일에 선대위에서 낸 게 맞냐’는 질문에 “김 의원이 올린 입장문을 우리는 낸 적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공보단 입장을 전해 듣고 입장문을 삭제했다고 조선닷컴에 전했다. 김 의원과 공보단 관계자는 해당 입장문을 누가 작성했는지 모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