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조선DB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이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아내인 김혜경씨의 불법갑질 의혹과 관련해 “(도)지사 부인이 장보러 가는 것 봤느냐”고 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제도 정비할 문제”라고도 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김씨의 법인카드 유용·불법갑질 의혹에 대해 “조금은 억울한 대목이 있다고 본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공관(公館)이라는 곳에서는 집사로 공무원들이 전부 일을 보고 있다”며 “아니, 도지사 부인이 시장에 장보러 가는 것 봤느냐”고 했다. “그럼 아마 기사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도지사 부인이 직접 장을 보는 것은 ‘뉴스’로 다뤄질만한 드문 일이라는 주장이다.

진행자가 “제가 (도)지사 부인님들을 잘 몰라서 그런데, 지사 부인님들은 장보러 안 가시냐”고 묻자, 유 전 사무총장은 “대부분이 그렇다고 봐야한다”고 했다. 이에 진행자가 재차 “공관에서 그 일을 하도록 고용되신 분들은 문제가 없는데 총무부에서 와서 하는 경우도 있느냐”고 물었다. 공관 관리 담당자가 아니라 경기도청 총무부 소속 공무원들이 김씨의 사적 심부름에 동원된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취지였다. 그러자 유 전 사무총장은 “이제 잘못된 관행으로 개선을 해야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가 9일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당사에 들어가고 있다. 김씨는 이날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사과했지만‘법인카드 유용’등 위법 혐의에 대한 구체적 사실관계는 밝히지 않았다. /이덕훈 기자

김씨가 법인카드로 자택에서 먹을 소고기, 초밥, 과일 등을 결제한 것에 대해서도 그는 “업무추진 카드로 고등학교 친구들 밥 산 것은 업무추진이냐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에 대해 진행자가 “그런데 법인카드로 집에서 먹을 식사를 사지는 않았을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유 전 사무총장은 “지금 일반적인 관행을 말씀 드리는 건데, 업무추진카드를 쓰는 데 있어서 공사의 구분이 애매한 대목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 전 사무총장은 “(과거)국정감사 때 어디 공기업 사장은 애인 비슷한 여자가 빵집에서 (법인)카드 썼다는 게 나왔는데도 뒤탈없이 넘어 갔다”고도 했다. 다시 진행자가 “다 잘못된 거잖아요, 관행이라고해서 맞는 게 아니잖아요”라고 반박하자, 유 전 사무총장은 “그래서 이럴 때 경각심을 갖고 공직자들이 제도정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김혜경씨의 불법갑질 의혹 제보자 A씨를 공격했던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현근택 대변인은 이날 “피해자를 탓하는 발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했다. 앞서 현 대변인은 김씨의 불법갑질 의혹에 대해 (A씨가 상관인 배모씨와의) 통화를 일일이 녹음하고 대화를 캡처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면서 “지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면 (A씨가 공무원을)그만두면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