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11일 TV 토론에서 종전선언,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추가 배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외교안보 이슈들을 놓고 첨예하게 맞섰다. 윤 후보가 “친중·친북·반미적”이라며 이 후보의 안보관을 문제 삼자 이 후보가 “명색이 법률가인데 허위 주장을 너무 많이 한다”며 불쾌해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2022년 2월 1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토론을 벌이고 있다./TV조선

윤 후보는 “종전선언을 해야 된다고 주장하는데 지금 종전 상태냐”고 물었다. 이 후보가 “사실상은 종전 상태가 맞는데 법률상은 정전상태”라고 하자 윤 후보는 “휴전선을 중심으로 약 40개 사단이 대치해 있고 수천문의 방사포, 장사정포, 미사일 기지가 구축돼 있다. 북은 핵·미사일을 고도화해서 계속 실험을 하고 있다”며 “이걸 종전이라고 우긴다면 전쟁억제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대립을 격화시키려는 의지가 읽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선제 타격을 하겠다는 식으로 해서 군사 긴장을 유발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통일이 필요 없다, 북한 핵 인정해주자, 3축 체제가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후보는 대북 제재를 먼저 풀어주자라든지, 전작권 회수에 조건이 무슨 필요가 있냐, 그냥 회수하면 되지(라고 하는데) 이런 것들이 전부 하나의 생각”이라며 “(이 후보가) 친중·친북·반미라는 이념적 지향에서 단단히 서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북핵, 3축 체계, 전작권 전환에 대한 윤 후보의 주장을 모두 부인했다. 이어 “정치 지도자가 군 사령관이나 할 소리를 너무 쉽게 한다”며 “군사적 긴장을 유발해서 한반도 전쟁을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더힐이라는 미국 잡지에서 한반도의 전쟁 발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 원인이 윤석열 후보라고 한 것 봤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그 저자는 국제정치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엉뚱한 이야기하는 분으로 유명한 분”이라며 “대선 토론에서 그런 분의 글을 인용한다는 것이 어이가 없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최근 ‘중국 어선 격침’을 주장한 것을 언급하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미국의 사드를 배치하고 엑스밴드레이더를 북한 쪽으로 고정해 쓰는 것과 중국 어선을 격침시키는 것 중에 대중 관계에서 어느 게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느냐”고 물었다. 안 후보는 “물론 어선을 파괴하는 것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공약인 사드 추가 배치에 대해 “(추가 배치할) 필요가 없다고 (빈센트) 브룩스 사령관(전 주한미군사령관)이 이야기했다”고 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엉터리 이야기”라며 “브룩스 사령관은 성주 사드에다가 우리나라 저고도 방어시스템을 결합해서 쓰는 것이 참 바람직하다 이런 이야기를 했지 추가 배치에 대해서 언급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