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대선 공식 선거 운동이 15일 시작됐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배우자들은 유세 현장에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두 사람의 활동 내용이 간접적으로 외부에 알려졌다. 본격적인 선거 운동을 위한 시동을 거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3·9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15일 시작됐지만 유력 대통령 후보 아내들은 유세 현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아내 김혜경씨가 지난 9일‘불법 갑질’논란과 관련한 사과 기자회견을 위해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 들어서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아내 김건희씨는 14일 머리에 스카프를 두른 모습으로 서울 마포구에서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와 만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이덕훈 기자, 국민일보

이재명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는 이른바 ‘불법 갑질’ 및 ‘법인카드 유용 논란’이 불거진 이후 공개 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대신 비공개 활동에 집중할 것이란 말이 나온다. 실제로 김씨는 15일 이 후보가 첫 유세를 시작한 부산을 함께 방문했지만 유세 현장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김씨는 이어 호남 지역으로 이동해 종교인 등 일부 인사를 만났다고 한다. 김씨가 사흘 동안 광주에 머물면서 지역 여론 주도층 인사들과 만날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이에 대해 고용진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확정되지 않은 일정”이라고 했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아직 의전 논란에 대한 국민 마음이 다 풀리지 않아 공개 활동을 할 단계까진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다만 지역을 돌아다니며 후보가 미처 만나지 못한 지역 인사들을 챙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일단 김씨를 둘러싼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은 만큼 여론 추이를 봐가며 향후 활동 범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아내 김건희씨의 행보도 봐가며 김혜경씨의 행보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배우자 공개 행보를 두고 눈치 싸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윤 후보 아내 김건희씨는 이날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와 비공개로 만난 사실이 공개됐다. 이른바 ‘무속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김 목사를 만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씨는 김 목사와 만난 후 일부 언론에 “천천히 문화·예술·종교 분야에서 공개 행보를 시작하라는 조언이 많아서 (선거 지원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공개 행보에 대해) 남편과 상의해 보겠다”고 했다.

김건희씨는 그간 봉사 활동 등 비정치적 분야에서의 공개 활동 방안을 놓고 검토해왔으나 구체적 시점을 잡지 못한 상태다. 국민의힘 내부적으로는 김씨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김씨의 공개 활동에 다소 신중한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김혜경씨 관련 여론이 굉장히 좋지 않은 상황에서 괜히 공개 활동을 하거나 언론에 노출됐다가 김혜경씨와 한 묶음으로 같이 엮일 수 있다”며 “지금은 최대한 몸을 낮추고 겸손한 자세를 보여주는 게 최선인 것 같다”고 했다. 김건희씨가 모습을 드러내 김혜경씨를 향한 비호감 여론을 분산시킬 이유가 없다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