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 범위 밖으로 벌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7일 나왔다. 불과 일주일 전 같은 조사에서 두 후보의 동률이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5%포인트 상승, 이 후보는 4%포인트 하락해 두 후보 간 격차가 9%포인트 벌어졌다.

20대 대통령 선거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월 15일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성인 1012명을 대상으로 한 2월 3주차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윤 후보는 40%, 이 후보는 3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지율 차이는 9%포인트로 오차 범위(±3.1% 포인트) 밖이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8%,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2%였다.

15일 “NBS 여론조사 결과를 가장 신뢰한다”고 했던 여론조사업체 윈지코리아컨설팅 박시영 대표는 이 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한 이유로 ‘콜백’을 꼽았다. 박 대표는 17일 페이스북에 “오늘 NBS 조사는 많이 튄 것 같다. 콜백도 이전 조사에 비해 훨씬 덜 한 듯 보인다. 오늘 조사의 응답률은 20.3%였는데, 직전 조사 응답률은 29.7%였다. 큰 차이가 난다. 그만큼 이번 조사에서 콜백을 덜 했다는 거 아니겠냐. 콜백을 많이 할수록 이 후보 지지율이 높아지는데 콜백을 덜해서 격차가 다른 조사에 비해 더 심하게 난 게 아닐까”라고 분석했다.

또 박 대표는 “추경 실패, 코로나 확산, 야권 단일화 프레임 강화(정권 교체 욕구 증가), 여론조사 응답 적극적, 2030 남성 설득 부족 등이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두 후보간 지지율은 여전히 오차범위 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작년 8월 경기관광공사 사장 자리에 내정됐었던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문재인 정부의 ‘실책’ 때문에 이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했다. 황씨는 페이스북에 “민심은 곳간에서 난다. 코로나로 다 죽게 생겼는데 문재인 정부가 무심하다. 이대로 가면 폭망각이다”라고 했다.

이 후보 지지자들도 ‘멘붕’에 빠졌다. 이번 NBS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31%)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41%), 민주당 지지율(33%)보다 적게 나왔기 때문이다. 친이 성향 커뮤니티 딴지일보 게시판에는 여론조사 결과가 조작됐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또 문 대통령이 도와주지 않는다며 원망 섞인 글들까지 줄줄이 올라왔다.

반면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들이고, 지지율 상승을 위해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 후보 지지자인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출신 김용민씨는 “속은 상해도 어쨌든 이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좋을 것 같다. 경제, 민생 챙기기 문항에 있어서는 이 후보가 압도적으로 앞서지만 전체적으로는 윤 후보에게 뒤지는 현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