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19일 전주 유세에서 하이킥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지난 15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부산 서면 유세에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뉴스1·남강호 기자

19일로 20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5일차를 맞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선거 캠페인이 동조화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윤 후보의 ▲'AI 윤석열’과 ▲노마스크 유세 ▲'어퍼컷’ 세리머니 등을 비판하던 이 후보 측이 이를 따라가고 있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당 내에서는 이 후보가 선도·선제적인 선거 캠페인을 구사하지 못하고 윤 후보 따라가기에 급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尹 ‘노마스크’ 비판하던 李, 하루만에 벗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9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센트럴파크에서 열린 '경기도가 키운 이재명, 대한민국에서 더 크게 씁시다!'화성 집중 유세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이 후보는 처음에 마스크를 쓰고 연설을 했으나 중간에 마스크를 벗고 수화통역자와도 2미터 거리를 두고 연설을 계속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19일 오후 경기 화성 동탄센트럴파크 유세에서 연설 도중 무대 위에 함께 오른 카메라맨과 수어통역사 등을 향해 “지금부터 저하고 2m 간격을 유지해달라” “무대 끝으로 이동해달라”며 마스크를 벗었다. 이 후보는 15일 부산 부전역 첫 유세 이후 계속해서 ‘마스크’ 착용을 고집했지만 나흘만에 마스크를 벗고 맨얼굴로 시민들과 마주한 것이다.

이 후보 측은 전날까지도 윤 후보의 ‘노마스크’ 행보를 비판하며 “왜 자꾸 코로나 감염 위험을 높이냐” “방역 수칙 특권지대에 있다”고 비판했다. 백혜련 수석대변인(경기 수원시을)은 18일 브리핑에서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가 봉은사 차담회 당시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을 언급하며 “대한민국에서 윤 후보 부부만 방역 수칙 특권지대에 있다”며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하루 만에 마스크를 벗었다. 마스크를 착용한 유세에 대해 “후보의 인상과 표정 등이 유권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있지 않다”는 당 일각의 지적을 받아들여 하루 만에 이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 尹 ‘어퍼컷’에 李는 ‘하이킥’으로 응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월 19일 전북 전주 전북대앞에서 가진 집중유세에서 코로나19 극복 의지를 강조하는 '부스터 슛' 세리모니를 하고 있다. /TV조선

이 후보 측이 줄곧 비판하던 윤 후보의 행보를 따라가는듯한 모습이 연출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윤 후보가 지역 유세에서 거스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을 연상시키는 ‘어퍼컷 세리머니’로 화제를 모으자 민주당은 이를 ‘정치 보복’을 시사하는 뜻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진성준 의원은 “누구를 한 방 먹일 때 쓰는 동작 아닌가”라며 정치보복을 예고하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여당에선 “벌써 대통령이 된 듯이 오만하게 행동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이 후보는 19일 전북 전주 유세 도중 돌연 오른쪽 다리를 가슴 높게 차올리는 ‘하이킥’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코로나를 나락으로 보내겠다”며 ‘부스터슛’이라 명명한 뒤 현장의 시민들의 호응을 유도하기 위해 선보인 동작이지만, 윤 후보의 어퍼컷 세리머니가 인터넷 커뮤니티와 2030 유권자를 중심으로 큰 화제몰이를 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왔다.


◇ ‘AI윤석열’ 비판하던 與, ‘AI이재명’ 출시

'AI 윤석열'이 네티즌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위키윤 홈페이지 캡처

지난 13일 민주당 선대위가 공개한 ‘AI 이재명’ 역시 비슷한 사례다. 민주당은 지난달 ‘AI윤석열’이 공개됐을 때만 하더라도 “딥페이크” “주권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AI윤석열’은 유튜브에서 대장동 의혹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촌철살인’의 멘트를 쏟아내며 소셜미디어(SNS)에서 큰 화제 몰이를 했다.

이후 민주당도 선거운동 기간 이 후보의 ‘분신’처럼 활용할 수 있는 ‘AI이재명’을 개발해 공개했다. 미디어·ICT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윤영찬 의원(경기 성남시 중원구)은 “당시 AI윤석열은 굉장히 조악했고 후보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게 아니고, 단점을 의도적으로 합성해 가리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 부분은 선한 의도가 아니라고 봤기 때문에 비판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