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선거 운동을 돕는 단체 채팅방(단톡방)에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 장관은 선거 관련 형사 사건을 수사·기소하는 검찰 사무를 관장하는 책임자다. 박 장관은 22일 본지로부터 해명 요청 문자메시지를 받은 뒤, 이 단톡방 참가자 명단에서 이름이 사라졌다.

2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특별보좌단은 텔레그램 단톡방인 ‘[소통방] 이재명 후보 총괄특보단’을 운영하고 있다. 개설 일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단톡방 참가자는 22일까지 전·현직 국회의원과 이 후보 특보 등 3500여 명이었고, 그중에는 박 법무장관도 포함돼 있었다.

단톡방에는 채팅방 운영자 중 한 명이 남긴 ‘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의 전달과 공유, 지지자들의 적극적인 선거 캠페인 참여를 위해 텔레그램 방을 운영한다’는 공지가 남아 있다.

실제로 단톡방에서는 이 후보 응원 인력 동원 요청, 후보 홍보용 온라인 이미지나 선거 관련 기사 전파 등이 이뤄졌다. 또 선대위 관계자 모집 공지도 올라왔고, 갤럽과 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용 발신 번호를 공유하기도 했다. 박 장관이 단톡방에서 발언을 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공직선거법은 공무원에게 정치적 중립 의무를 부과하고,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한다. 선관위 관계자는 “박 장관의 선거법 위반 여부는 단톡방의 성격 등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과 법무부는 22일부터 시작된 본지의 여러 차례 해명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23일에는 진성준 의원을 제외한 모든 전·현직 의원과 박 장관 이름을 단톡방에서 찾을 수 없었다. 민주당은 “해당 채팅방은 선대위 운영과 관련 없는 방이며, 이 후보를 지지하는 지인들을 단체로 초대하여 홍보물을 공유하는 방”이라며 “박 장관은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초대되었다가 탈퇴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