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슬램덩크 주인공을 주제로한 투표인증용지./엑스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사전투표가 5일 시작된 가운데 젊은층 사이에서 ‘투표인증용지’를 미리 준비해가는 새로운 투표문화가 생겨났다. 투표용 도장을 찍어 인증할 수 있도록 투표소에 별도의 종이를 챙겨가는 것인데, 투표를 독려하는 좋은 아이디어라는 호평이 나온다.

이날 여러 온라인커뮤니티에는 다양한 ‘투표인증용지’가 공유되고 있다. 인증용지는 네티즌들이 개별적으로 그려 제작한 것으로, 투표소에 가기 전 미리 출력한 뒤 기표소에서 투표시 도장을 찍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인증용지에 등장하는 그림 주제는 아이돌 가수, 만화 캐릭터, 스포츠팀 등으로 다양하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투표용 도장을 찍을 공간을 비워놓은 뒤 도장을 찍어 그림을 완성하는 방식으로 용지를 만들고 있다.

예컨대 특정 프로야구팀의 우승을 기원하면서 ‘우승’이라는 단어의 ‘ㅇ’ 자리를 비워놓고, 이 자리를 투표용 도장으로 채워 글자를 완성하는 식이다. 유명 농구 만화 슬램덩크 주인공이 드리블을 하는 장면에 공을 빼고 그린 뒤 이 자리에 도장을 찍을 수 있도록 만든 용지도 있다. 이밖에 가상의 투표를 만들어 투표란에 도장을 찍을 수 있도록 한 용지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인증용지에 반영됐다.

이 같은 투표인증용지는 2020년 코로나 확산 시국에 열린 21대 총선 때 처음 등장했다. 당시 코로나 확산 예방을 이유로 손등에 투표 인증용 도장을 찍지 못하게 되자, 일부 네티즌들이 별도의 종이를 준비해가 투표 인증을 하기 시작했다.

이후 열성 아이돌 팬 등이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을 주제로 한 투표인증용지를 만들기 시작했고, 이번 총선에서 하나의 투표문화로 자리잡게 됐다.

왼쪽은 아이돌그룹 온앤오프 캐릭터, 오른쪽은 프로야구팀 기아 타이거즈를 주제로 만든 투표인증용지./엑스

이를 두고 특정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여 그와 관련된 것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이른바 ‘덕질’ 문화가 투표독려에 활용된 좋은 예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중문화전문가 정덕현 평론가는 조선닷컴을 통해 “투표를 인증하는 방법은 그동안 다양하게 변화하며 하나의 투표 문화로 자리잡았다. 투표인증용지도 하나의 문화로 볼 수 있다”며 “여러 사람들에게 자신의 팬심을 공유하고 싶어하는 팬덤 문화의 특성이 투표에 접목되면 투표 독려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네티즌들은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인증용지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투표인증종이 찍고 싶어서 무조건 투표할 예정이다” “그 어떤 것보다 투표 독려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왼쪽은 캐릭터 망그러진곰, 오른쪽은 만화 원피스 주인공을 주제로 한 투표인증용지./엑스

다만 부정선거 예방을 위해 투표인증용지를 촬영할 때는 주의사항이 뒤따른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유권자는 투표소 내에서 투표 인증샷을 촬영할 수 없다. 투표 인증샷은 (사전)투표소 밖에서 촬영해야 하며, 입구 등에 설치된 표지판·포토존 등을 활용하여 투표 인증샷을 찍을 수 있다.

인터넷·SNS·문자메시지에 손가락으로 기호를 표시한 투표 인증샷을 찍어 올리는 행위는 가능하다. 특정 후보자의 선거벽보·선전시설물 등 사진을 배경으로 투표참여 권유문구를 함께 적어 게시·전송하는 행위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