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과 녹색당의 선거연합 정당인 녹색정의당은 4·10 총선에서 정당득표율 2.14%로 비례대표 의석을 한 석도 얻지 못했다. 녹색정의당의 유일한 지역구 현역 의원인 4선 심상정 의원도 경기 고양갑에서 3위로 낙선했다. 6석의 원내 3당 지위에서 0석 원외정당이 된 것이다. 정의당이 원외정당이 된 것은 2012년 창당 이후 12년 만이다.
정의당은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야권 비례 위성정당에 불참했고, 지역구 연합도 하지 않겠다며 ‘독자 노선’을 밟았다. 하지만 앞선 전국 단위 선거의 연이은 패배에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한 데다 녹색당과 연합하는 과정에서 소속 의원의 탈당 등 분열을 겪으며 몰락을 자초했다. 또 조국혁신당이 일부 진보층 유권자들의 표를 흡수하면서 득표율에 더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5선 도전에 실패한 심상정 대표는 이날 “21대 국회의원 남은 임기를 마지막으로 25년간 숙명으로 여기며 받든 진보 정치의 소임을 내려놓는다”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심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주민의 신임을 받지 못했고 무엇보다 녹색정의당이 참패했다”며 “오랫동안 진보 정당의 중심에 서 온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김준우 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해단식에서 “오늘 이후 전반적인 토론과 실천, 시급한 차기 지도부 구성을 통해 새로운 진보정치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오는 5월 차기 지도부 선출까지 당대표직을 수행한다.
정의당과 달리 민주당과 손잡은 진보당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1석과 비례대표 2석을 확보해 총 3명이 원내에 진입하게 됐다. 통진당 후신인 진보당은 이번 총선에서 한미 동맹 파기 등을 당 강령으로 내걸었다. 진보당은 지역구에선 야권 단일화 후보로 울산 북구에 출마한 윤종오 후보가 당선됐다. 비례대표에선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소속으로 출마한 정혜경(5번)·전종덕(11번) 후보가 원내 입성에 성공했다. 진보당이 22대 국회에서 원내 4당이 된 걸 두고 정치권에서는 해산된 통진당이 민주당 덕분에 되살아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