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2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지체 없이 직무 정지시킬 것을 공개 제안한다”며 “탄핵소추를 즉각 추진하자”고 했다. 진 의장은 이날 당 회의에서 “한 총리는 파면된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과 선거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할 자신의 본분과 책임을 망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한 대행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자 민주당이 견제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는 말이 나온다.

진 의장은 이날 한 대행 탄핵소추 사유로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을 미룬 점, 상설 특검 후보자 추천 절차 미이행 등을 들었다. 진 의장은 또 “42일밖에 남지 않은 대통령 선거를 중립적으로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최고 책임자가 엉뚱하게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며 “때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 탄핵소추를 즉각 추진하자”고 했다.

김민석 최고위원 등 민주당 의원 20여 명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대선 출마를 위해 졸속 관세 협상을 한다”며 한 대행을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최고위원은 “한 대행은 대선 출마 명분을 만들기 위해 헌재 재판관 임명, 알박기 인사, 졸속 관세 협상으로 재탄핵을 유도하는 출마 장사를 하고 있다”며 “어차피 출발할 거면 당장 옷 벗고 출마해 국민의 심판을 받으라”고 했다. 그는 한 대행을 “노욕을 위해 국익을 팔아먹는 제2의 이완용이고 윤석열 아바타”라고도 불렀다.

이에 대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겁박에 그치지 말고 (탄핵소추를) 실행하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재명만 살리면 되고 집권만 하면 된다는 생각 외에 나머지 생각은 없는 집단”이라며 “탄핵 사유가 없음에도 민주당이 정치적 목적으로 하겠다면, 자신 있으면 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 외곽에선 한 대행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단체가 등장했다. 박성섭 자양재단 이사장 등이 공동위원장을 맡은 ‘대통령 후보 국민 추대 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의 난국을 타개할 유일한 지도자로 한 대행을 지지한다”고 했다. 400여 단체가 모인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은 23일 국회에서 한 대행을 ‘국민 단일 후보’로 내세우자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