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이 24일 당 정강정책 방송 연설에서 계엄·탄핵 사태에 대해 사과하자, 당내에서는 대체로 “공감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친윤계 내부에서는 “당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헌신짝처럼 버려선 안 된다”는 반발도 있었지만,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는 인사는 없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 지도부는 물론이고 친윤계에서도 윤 전 대통령과 단절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대선 승리가 쉽지 않다는 공감대가 생겼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했다.
안철수 대선 경선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 원장이 밝힌 사과와 참회의 말씀에 깊이 공감한다”며 “모든 말씀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온전히 따르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반성과 사과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말에 그쳐서는 안 된다. 반드시 실천이 따라야 한다”며 “대통령에 취임하는 순간 저는 당적을 내려놓고, 이미 약속드린 대로 임기 3년의 개헌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전날 2차 경선에 오른 김문수·한동훈·홍준표 후보에게 “탄핵에 대해 국민 앞에 공개적으로 사과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주요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윤 원장 표현이 조금 거친 부분이 있지만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한다”고 했다. 다른 의원도 “대선 승리라는 큰 목표를 위해서는 갈 수밖에 없는 길”이라고 했다.
다만 친윤 핵심으로 꼽혔던 한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의 공과(功過)가 있는데 당이 먼저 절연하자고 나서면 빅텐트를 망가뜨리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며 “굳이 거리를 두겠다면 윤 전 대통령을 언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다른 친윤계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이 다 옳은 건 아니지만 당시 민주당 공세 속에 대통령을 보호하며 당이 함께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었다”면서도 “대선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