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는 정치 입문 이후 여러 차례 ‘반기업 정서’를 담은 발언을 해왔다. 이 때문에 최근의 ‘우클릭’ 움직임에도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그가 그동안 보여온 기조가 쉽게 바뀌기는 어렵다고 보는 이들이 많은 것이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이었던 2017년 1월에 낸 책 ‘대한민국 혁명하라’에서 “재벌 체제를 해체한다고 경제가 망하지 않는다”며 외부에서 대기업 경영에 참여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상속세를 정확하게 걷은 뒤 공공 부문이 대기업 집단의 지분을 구입하거나, 연기금이 가지고 있는 대기업 지분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또 같은 달 대선 지지 모임 출범식에서는 “이 자리에서 재벌 체제 해체에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했다.
그해 2월에 낸 ‘이재명은 합니다’에서는 “기득권 세력을 등에 업은 정부는 증세 없는 복지를 약속해 놓고도 사실상 재벌들에게 ‘부자 감세‘로 재산을 불려주면서 오히려 서민들에게만 증세를 했다”고 했다.
경기도지사 시절에는 자신이 제안한 ‘기본대출’ 정책에 대해 당 안팎에서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이 일자 페이스북에 “도덕적 해이는 수조 원씩 떼먹는 대기업이나 수십억 원씩 안 갚는 금융 기득권자들이 더 심하다”고 반박했다. “재벌 대기업들이 수십조 원, 수천억 원의 국민 혈세를 갚지 않아도 말 없던 분들이 서민들의 1000만원 내외 대출금에는 왜 이리 수선인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지난 대선 패배 직후인 2022년 5월에 낸 자서전 ‘함께 가는 길은 외롭지 않습니다’에서는 “재벌들은 막대한 비자금을 마련해 특정 정치인들에게 선거 자금을 대주고, 정치인들은 그 보답으로 재벌 기업에 국가의 대형 프로젝트를 몰아줘, 99%의 서민들에게 돌아갈 혜택까지 1%의 기득권층이 차지하는 양극화 현상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정치 입문 이후 줄곧 재벌에 대해 적대적인 입장이었던 이 후보는 최근에는 달라졌다. 지난 3월 20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나 “삼성에 방문하게 돼 영광”이라며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되고, 삼성이 잘살아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들도 잘산다”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