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이재명·김경수·김동연 후보가 2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는 26일 “이번에는 호남이 이재명을 선택해서 네 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이 후보는 오는 27일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 후보는 이날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경선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위기 극복과 국민 통합, 민주주의와 평화가 바로 호남 정신이고, 더 치열하게 국민 삶을 바꾸라는 ‘민생 개혁 명령’이 바로 호남 정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70년 민주당 역사에서 위대한 호남은 언제나 때로는 포근한 어머니처럼, 때로는 회초리를 든 엄한 선생님처럼 민주당을 민주당답게 만들어 왔다”고 했다. 그는 “호남이 김대중을 키웠기에 평화적 정권 교체와 IMF 국난 극복이 가능했다”며 “호남이 노무현을 선택했기에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이 열렸고, 호남이 선택한 문재인이 있었기에 촛불 혁명을 계승하고 한반도 평화의 새 지평으로 나아갔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호남권 경선에서 연설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후보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변화가 몰아친다. 트럼프 2기 체제로 세계적 경제 대전이 시작됐다”며 “냉혹한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고 승리하려면 이제 우리가 세계를 주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호남이 낳은 불세출의 지도자 김대중의 삶에 그 답이 있다”며 “IMF 국난 속에서도 IT 강국의 초석을 놓았고,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며 문화 강국의 토대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 후보는 “김대중이 걸었던 길이 더불어민주당의 길이고 대한민국이 나아갈 미래”라며 “먹사니즘의 물질적 토대 위에 행복한 삶이 가능한 잘사니즘으로 나아가자”고 했다.

이 후보는 또 “민주당을 가장 열성적으로 지지했음에도 내 삶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호된 질책을 아프게 받아들인다”며 호남 지역 공약들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빛고을 광주는 인공지능 경쟁을 주도할 AI 중심 도시로 확고히 자리할 것”이라며 “전남·전북은 에너지고속도로를 통해 재생에너지 생산지와 RE100 산단이 어우러진 재생에너지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벨트 구축으로 경제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김동연 후보의 약속에 적극 동의한다. 호남권 등 5대 권역 메가시티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는 김경수 후보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며 다른 후보의 호남 공약도 언급했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호남권 경선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수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5·18 내란에 대한 단죄가 있었기에 계엄과 내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우리는 또 한 번 광주에 빚을 졌다”며 “5·18 광주 정신을 헌법 전문에 반드시 담아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그는 “윤석열은 석방돼 승리자처럼 웃고 있다. 국민의힘은 내란 세력과 결별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며 “두 번째 전두환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철저한 단죄를 통해 다시는 누구도 내란을 생각조차 못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김경수 후보는 “지난 수십 년간 민주당에 대한 호남의 지지는 변함이 없었지만, 지역 발전에 대한 약속은 아직도 기약이 없다. 호남 홀대론, 소외론 안 나온 적 있느냐”며 “이제 국가 운영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지역의 운명은 지역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5대 권역별 메가시티 자치정부로 전국에 다섯 개의 또 다른 수도권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경수 후보는 이날 “호남의 사위”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김경수 후보 아내 김정순씨는 전남 신안 출신이다.

김동연(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6일 민주당 호남권 경선 연설회장에 해태 타이거즈 점퍼를 입고 입장하고 있다./뉴시스

김동연 후보는 “가장 민주당다운 비전과 정책으로 호남의 선택을 받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을 모시며 그 거인의 어깨 위에서 경험과 식견을 쌓았다”고 했다. 그는 “호남의 꿈은 무엇인가. 민주주의 한번 제대로 해보는 것, 그 민주주의 토대 위에서 우리 경제 잘 돌아가게 하는 것 아닌가”라며 “호남의 발전을 완수해 내겠다”고 했다.

김동연 후보는 “오늘 이 순간부터 ‘친명’이니 ‘비명’이니 ‘수박’이니 하는 분열과 배제의 언어와 결별하자”며 “민주당의 이재명, 민주당의 김경수, 민주당의 김동연이다. 모든 당원의 민주당, 모든 국민의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 제 옆에는 단 한 분의 국회의원도 서주지 못한다. 전화로만 격려하시는 그분들의 어려움을 이해한다. 솔직히 가끔은 외롭다”며 “그렇지만 앞으로도 당당하고 담대하게 걸어가겠다”고 했다.

김동연 후보는 이날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 점퍼를 입고 입장했다. 광주광역시 출신인 방탄소년단(BTS) 제이홉의 랩이 배경음악으로 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