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77%의 압도적 득표율을 얻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7일 기획재정부 개혁 방안에 대해서는 “기획재정위원회가 경제 기획을 하면서 한편으로 재정을 컨트롤 해 ‘왕 노릇’을 하고 있다는 지적들이 상당하다. 저도 일부 공감한다”면서 “세부적인 안은 나중에 발표하겠지만 (기재부에) 지나치게 권한이 집중돼 있어 남용의 소지가 있다”고 했다. 그간 민주당은 집권하면 기획재정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쪼개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기재부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처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나눠 운영하고, 기획예산처는 대통령실 또는 국무총리실 산하에 두는 방안이 검토된다. 기획예산처는 국가 예산 편성 등을 담당하고, 재정경제부는 국고 수지를 총괄하면서, 금융위원회와 현 기재부의 국제 금융, 금융 정책 관련 업무를 맡는 구상이다. 예산 편성권을 쥐고 있는 기재부의 힘을 분산하겠다는 것이다. 현 금융감독원도 가칭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나누는 방안도 민주당에서 논의되고 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진보당이든 보수당이든 내란을 극복하고 헌정질서를 회복하자는 데 뜻을 함께하는 분들은 최대한 힘을 합쳐야 된다”면서 “내란 세력이 끊임없이 귀환을 노리고 있는데 경계심을 갖고, 제대로 된 민주공화국을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21대 대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가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뉴스1

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 대선 후보직 수락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과 당원들께서 저를 선택해주신 것은 어려움에 처한 대한민국을 새로운 희망의 길로 이끌어가 보라는 책임을 부여하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현재 국민들이 갈갈이 찢어져 있다”면서 “통합의 의지로 국민이 가진 역량을 최대한 모아 함께 나아가고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함께 경선을 펼친 김동연·김경수 후보를 향해서는 “어려운 경선이었을 텐데 국민들께 민주당을 더 많이 알리기 위해 희생하신 것으로 생각한다”며 “감사하다”라고 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설에 대해서는 “심판을 하고 계신 분이 선수로 뛰기 위해 기회를 노리는 것 아닌지 국민들이 의문을 갖고 계시다”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또 “명확한 헌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헌법재판소 판결까지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헌법 파괴이고 그 자체가 사실상 내란 행위”라면서 “내란 세력이 끊임없이 귀환을 노리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했다.

이 후보의 ‘내란 종식’이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이나 윤석열 정부의 정치 보복과 어떤 점이 다른지 묻는 질문에는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면서도 “명백한 중범죄자를 봐주는 게 정치적으로 바람직한가”라고 했다.

선대위 구성 방침에 대해서는 “본선 캠프는 당이 중심이 돼 구성할 것”이라면서도 “가급적이면 넓게, 많은 사람과 함께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