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에서 탄핵소추안이 기각되면서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4일 오전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기각하자 곧바로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정부서울청사로 이동했다. 대통령경호처의 경호 차량들이 한 대행이 탄 차를 앞뒤에서 호위했다. 10시 21분 청사에 들어선 한 대행은 “헌재의 현명한 결정에 감사드린다”며 소회를 짧게 밝히고, 중앙재난안전상황실로 직행해 산불 진화 상황을 보고받았다. 한 대행은 이 자리에서 “경남 산청 외에 경북 의성과 울산 울주 등도 특별재난지역으로 신속히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행은 이어서 안보·치안·재난안전 관련 부처들과 군경에 본연의 임무를 계속 충실히 수행하라는 지시를 하달했다. 행정안전부와 경찰에는 “과격 시위 등으로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사회 질서 유지에 유의하고, 불법행위에는 엄정 대응하라”고 했다.

한 대행은 오전 11시 40분 방송 카메라 앞에 서서 “안정된 국정 운영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그는 “모든 판단의 기준을 ‘대한민국 산업과 미래 세대의 이익’에 두겠다”고 했다. 또 “국민 대다수는 나라가 왼쪽, 오른쪽으로 치우치는 것을 원치 않고, 다만 앞으로 나아가기를 원한다”며 “대한민국이 위기를 헤치고 도약할 수 있도록 여야의 초당적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한덕수(오른쪽)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이날 헌법재판소가 한 대행의 탄핵안을 기각하면서 한 대행은 87일 만에 직무에 복귀했고, 그동안 권한대행을 맡았던 최 부총리도 경제부총리로 돌아갔다. /연합뉴스

한 대행은 이어서 국무위원·정부위원들과 도시락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고 “안정된 국정 운영을 위해 노력해주신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말 못 할 고생이 많으셨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대내외적 위기를 생각하면 매 순간 심기일전하는 수밖에 없다. 민생과 직결된 현안을 속도감 있게 진척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87일간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직무대행까지 ‘1인 3역’을 수행한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간담회장에 들어서며 “드디어”라고 말하고 미소를 짓기도 했다.

한 대행은 오후에는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으로 이동해, 전용기 편으로 경북 예천공항에 내렸다. 의성군 산불 진화 현장을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현장통합지휘본부를 찾은 한 대행은 “산불 진화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진화 과정에서 인명 피해가 더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진화 인력의 안전 조치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한 대행은 산청군에서 순직한 산불 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의 유족에게 친필 위로 편지를 전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