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5일 “여러 가지 정치적 어려움에도 우리나라가 비교적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모두 국민 여러분 덕분”이라며 “송구스러운 마음과 함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한 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직무 복귀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 대행은 이어서 “미국발 통상 전쟁의 여파가 세계를 강타하고, 내수 부진과 물가 상승으로 민생의 어려움이 커지는 등 우리나라가 직면한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며 “미국발 관세 폭풍을 헤쳐나가는 데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무위원들에게도 “정부 정책이 멈춰서는 안 된다”며 “소관 정책에 대해 모든 권한과 책임을 갖고 적시에 추진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 대행은 영남에서 계속되고 있는 산불에 대해서는 “헬기와 인력을 총동원해 조속한 진화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순직한 산불 진화대원과 공무원에 대해선 관계 부처에 “예우에 소홀함이 없도록 살피고 합당한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 또 “대부분의 산불이 사람의 부주의로 발생하는 만큼, 국민들께서도 산불 방지 행동 요령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 대행은 의대생들의 집단 미등록 사태와 관련해선 “앞서 대학 총장과 의대 학장들이 3월 말까지 모든 의대생 복귀를 전제로 2026년 모집 인원을 조정(증원 전으로 동결)해달라고 제안했고, 정부도 고민 끝에 이를 받아들였다”며 “의대생들도 총장·학장들의 설득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의료 개혁 추진 과정에서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앞으로도 수준 높은 의료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의료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권한대행 국무회의 모두발언 전문
국무총리 복귀 후 첫 국무회의입니다. 여러 가지 정치적 어려움에도 우리나라가 비교적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모두 국민 여러분 덕분입니다. 국민께 송구스러운 마음과 함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대통령과 국무총리 모두 직무가 정지된 전례 없는 상황에서도 국정 안정에 혼신의 힘을 다해 주신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국무위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합니다.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한 상황은 매우 엄중합니다. 미국발 통상 전쟁의 여파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내수 부진, 물가 상승 등으로 민생과 함께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도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국무위원 여러분,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소명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통상 전쟁으로부터 국익을 확보하며, 국회와의 협치를 통해 당면한 국가적 현안에 대한 해법을 조속히 마련하는 것입니다. 저부터 그간 통상과 외교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발 관세 폭풍을 헤쳐나가는 데 모든 역량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목전에 닥친 민생 위기의 숨통을 틔우기 위해 여야를 막론하고 적극 협의하겠습니다. 정부 정책들도 멈춰서는 안 됩니다. 국무위원들께서는 소관 정책에 대해 모든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적시에 추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그 과정과 결과를 국민께 소상히 설명드리고 적극 소통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울산과 경상도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해 인근 주민들께서 큰 고통을 겪고 계십니다. 정부는 경남 산청을 비롯한 4개 지역을 특별 재난 지역으로 선포하고, 신속한 피해 수습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또한, 산불 진화 헬기와 지상 진화 인력을 총동원해 조속한 산불 진화에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따뜻한 날씨와 함께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봄철 산불의 위험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산림청, 행안부, 지자체 등은 산불 진압 인력과 장비를 충분히 확보하고, 가용 자원의 효율적 투입 방안을 강구하는 등 산불 대응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산불의 원인으로 성묘객의 실화가 지목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산불이 사람의 부주의에 의해 발생하고 있는 만큼, 국민들께서도 입산 시 화기 소지, 영농 부산물 소각 금지 등 산불 방지 행동 요령을 철저히 준수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한편, 산불 진화 과정에서 산불 진화대원 세 분과 공무원 한 분이 유명을 달리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돌아가신 분들의 희생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족께 마음으로부터 위로를 전합니다. 관계 부처에서는 그 예우에 소홀함이 없도록 살피고, 합당한 조치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의대생이 속속 수업에 복귀하고 계십니다만, 아직도 교실을 떠나 돌아오지 않고 계신 분들이 많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의대생 한 분 한 분의 미래, 그리고 우리 국민과 환자들의 미래를 생각할 때 정말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정부는 국민과 환자와 의료계, 우리 모두를 위해 의료 개혁을 시작했습니다. 필수 의료 인력과 인프라의 부족, 그로 인한 소위 ‘응급실 뺑뺑이’ 현상, 지역 의료의 소외 등 위기 신호가 누적돼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추진 과정에서 부족한 점도 많았습니다만, 우리나라가 앞으로도 수준 높은 의료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의료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많은 국민이 공감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부의 목표는 정부와 의료계와 환자들이 손잡고 세계 어느 나라보다 훌륭한 K-의료 시스템을 일궈 나가는 데 있습니다. 이 목표는 결코 정부 혼자 달성할 수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공감과 지지는 물론, 우리 훌륭한 의료 시스템을 뒷받침해 온 의료계 구성원 여러분의 이해와 참여가 필수적입니다. 작년 짧은 기간 동안이지만 여·야·의·정 협의체에 구성원으로서 직접 참여하면서, 의료계도 의료 개혁의 주체로서 정부와 함께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비록 각론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지속 가능한 수준 높은 의료 시스템’이라는 목표는 일치합니다.
이번 주는 학사 복귀와 교육 정상화의 마지막 골든타임입니다. 의대 교육 정상화로 가는 중요한 길목입니다. 앞서 대학 총장님들과 의대 학장님들은 의대생 복귀와 의대 교육 정상화를 위해 3월 말까지 모든 의대생 복귀를 전제로 26년도 모집 인원을 조정해달라고 제안하셨습니다. 정부도 깊은 고민 끝에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의대생들과 학부모님들이 총장과 학장님들의 합리적인 설득에 귀를 기울여주셨으면 합니다. 정부는 돌아온 의대생들이 마음 편히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온 힘을 쏟겠습니다. 의대생은 앞으로 대한민국 현 세대와 미래 세대의 생명을 다 같이 지켜나갈 인재들입니다. 이분들이 이제는 자신의 자리에 돌아와야 합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돌아오는 분들을 따뜻하게 반길 것으로 생각하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사람은 언젠가 누구나 환자가 됩니다. 정부와 의료계가 손잡고 세계 최강의 K-의료를 다시 한번 일으켜 세우는 모습을 우리 국민과 환자분들은 간절히 기다리고 계십니다.
오는 3월 28일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이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개최됩니다. 서해 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포격전으로 희생된 55명의 서해 수호 용사를 추모하고 참전 장병의 공헌을 기리기 위한 날입니다. 올해는 서해 수호의 날 제정 10주년이 되는 해로 그 의미가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서해 수호의 날을 맞이해, 보훈부, 국방부 등 관계 부처는 서해 수호 55 용사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온 국민이 함께 기억하고, 제복 공직자들의 헌신에 국격에 걸맞은 예우를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를 둘러싼 안보 정세가 매우 엄중한 상황입니다. 국방부를 중심으로 전 군은 서해 수호 55 용사의 호국 정신을 이어받아, 북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할 수 있도록 빈틈없는 대비 태세를 유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