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AFP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오는 30일 방한하는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을 만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27일 전해졌다. 한미 통상 협상에서 핵심 사안으로 떠오른 조선(造船) 협력을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선에 출마하기 위한 한 대행의 사임 시점도 이달 30일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펠란 장관은 미 군함 유지·보수·정비(MRO)와 건조를 책임지는 해군성 수장이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펠란 장관은 30일 방한해 국내 조선소를 직접 시찰하기로 하고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 일정을 전후로 해서 펠란 장관이 한 대행을 예방하고 양국 조선 협력을 논의하는 방안이 양국 정부 간에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국의 미국 군함 정비·건조 지원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 관련해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사안일 뿐 아니라, 자동차 등 품목 관세와 ‘상호 관세’를 철폐하는 협상에 한국의 입장을 반영시킬 수 있는 주요한 통로”라며 “미국발 통상 전쟁에 대한 대응을 총괄하는 한 대행이 사안을 직접 다룰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8일 한 대행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화에서도 조선 협력은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거래, 무역 수지 균형 문제와 함께 가장 먼저 협상 의제로 거론됐다. 당시 조선 협력을 먼저 언급한 것은 한 대행이었다. 하지만 지난 24일(현지 시각) 미 워싱턴에서 진행된 한미 2+2 통상 협의에선 미국 측이 조선 협력의 중요성을 먼저 거론했고 한국 측이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으면서 논의가 급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행은 이번 주 초에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부터 협의 결과를 직접 보고받고, 경제안보 전략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해 ‘통상 전쟁’ 대응 방향을 미세 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행은 오는 29일 국무회의에서 한미 협의 결과를 국무위원들에게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한 대행이 통상 협상에 대한 대응을 매듭짓지 않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총리실의 일부 핵심 참모는 28일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주 중 한 대행의 대선 출마 결정이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징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