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4년 7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해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만나자 군 장성들이 모인 자리에서 “시진핑 개새끼”라고 욕했다는 증언이 제기됐다. 평양외국어학원 출신으로 중국 동북재경대학에서 유학한 탈북청년 이현승(30대)씨는 지난 2일 ‘한반도 통일’을 목표로 결성된 일본 내 한인단체가 주최한 온라인 강연에서 이 같이 밝혔다고 미국의 소리방송(VOA)이 이날 보도했다.
중국 유학 기간 2006년부터 7년간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중국 다렌지구 위원장을 맡으며 북한 청년학생들을 지도했다는 이씨는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북한에서 3년 정도 군복무를 하고 노동당에도 입당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후 북한 ‘미양선박회사’ 중국지사 부대표를 맡아 북·중 무역과 선박 운영에 관여하다가 2014년 탈북해 한국에 입국, 2016년부터 미국에 정착해 살고 있다.
이씨는 “중국과 북한은 혈맹이며 중국의 영향력이 대단하다고 알고 있지만 매우 잘못된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30년간 개혁개방을 하라고 압박을 하고 있었으며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나 핵실험에 줄곧 반대 의사를 표명했기에 정말 싫어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2014년 7월 시진핑 주석이 한국을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을 먼저 만나자 많은 군 장성들이 모인데서 ‘시진핑 개새끼’ 라고 욕하면서 중국과의 모든 비지니스를 중단하고 러시아와 동남아로 교류를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당시 시 주석은 관례를 깨고 북한보다 남한을 먼저 방문했다. 시 주석의 방북은 남한 방문 5년 만인 지난해 6월에야 이뤄졌다.
그는 자신의 망명 동기에 대해 ‘장성택 처형’사건으로 친구들과 동료를 잃고 북한 정권에 환멸을 느꼈다고 전했다. 중국 유학시절 외부세계에 눈을 떠가며 의구심을 가졌지만 김정은의 잔악함과 배신감에 노동당 39호실 출신인 아버지와 함께 망명을 결심했다고도 했다.
한편 이 씨는 “3년 3개월간 자원해 복무한 북한군에서 여러 군인들의 오른손 손가락 2개가 잘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배고픔과 구타, 노동 등 군 생활이 너무 힘들어 제대하기 위해 일부러 자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