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일 말레이시아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33)이 4일 한국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 유튜버라고 소개한 미스터 와이라는 사람이 몰래카메라 촬영이라고 수개월 전부터 예행 연습을 시켰다”면서 “(살해 당일도) 몰카 촬영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당시 김정남은 흐엉과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가 얼굴에 바른 맹독성 독극물에 의해 사망했다. 이 사건은 김정은이 잠재적 정적(政敵)인 이복형을 제거하기 위해 공작 요원들을 동원해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2일 말레이시아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

흐엉은 이날 SBS 인터뷰에서 “김정남 암살 두 달 전부터 미스터 와이로 불리는 사람을 만나 손에 오렌지 주스나 베이비 오일 같은 액체를 바르고 사람 얼굴을 만지는 방식의 몰래카메라 촬영을 7~8차례 했다”고 말했다. 북한 공작원이었던 미스터 와이는 자신을 한국인 유튜버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흐엉은 “사건 당일에도 몰래카메라를 촬영한다는 미스터 와이의 말을 듣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갔다”면서 “예전 촬영 때처럼 미스터 와이가 손에 발라준 액체를 그가 지목한 남자 얼굴에 묻혔다”고 말했다. 그날 미스터 와이가 지목한 남자는 김정남이었고, 액체는 예행 연습 때와는 달리 맹독성 신경작용제였다. 북한이 수개월 전부터 김정남 암살을 치밀하게 준비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북한 김정남(왼쪽)과 그의 이복 동생 김정은(오른쪽). /조선일보 DB

흐엉은 김정남 살해 혐의로 구속돼 징역 3년 4개월을 선고받았으나 모범수로 감형을 받아 2019년 5월 석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