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이 140㎏까지 불었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살이 빠진 모습으로 나타나자 북한 매체들이 김정은의 ‘수척한 모습’을 걱정하는 주민 인터뷰를 내보냈다. 북한 당국이 외부에서 제기한 김정은의 체중 감량설을 공개적으로 시인한 셈이다.
조선중앙TV는 최근 국무위원회 연주단 공연을 감상한 한 주민이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께서 수척하신 모습을 볼 때 인민들은 제일 가슴 아팠다”고 한 인터뷰를 지난 25일 전했다. 이 주민은 “모든 사람이 눈물이 저절로 나옵네다”라고도 했다.
김정은은 지난 15~18일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한 달여 만에 공개 활동을 재개했는데, 이때 눈에 띄게 살이 빠진 모습이 포착됐다. 턱선이 과거보다 더 또렷하게 보이고 손목 시곗줄을 이전보다 조인 모습도 관측됐다. 이를 놓고 ‘건강 문제로 수술을 하면서 체중이 감소했다'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 중' 등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통일부는 내부적으로 김정은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고 판단할 동향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매체가 김정은 건강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김정은이 발목 수술로 40여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았을 때도 조선중앙TV는 기록영화에서 김정은의 ‘불편하신 몸’을 거론했다. 다만 지난해 김정은의 스텐트 시술설이 제기됐을 때 북한 매체는 그의 건강 상태를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키가 170㎝인 김정은은 고도비만으로 각종 성인병 증상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음주와 흡연을 즐기는 김정은 때문에 아내 리설주가 평양을 방문한 한·미 당국자들에게 남편의 건강을 걱정하기도 했다. 김정은의 살 빠진 모습도 이 같은 맥락에서 외부의 관심을 받았다. 한 소식통은 “북한의 식량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김정은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식사도 거르며 노력하고 있다는 선전을 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영국 런던대 위생열대의학연구소는 2012년 북한 성인 평균 몸무게를 52.6㎏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