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이 19일 공개한 사진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얼굴이 심하게 붓고 눈 주위에는 짙은 다크서클이 생긴 것으로 관찰됐다. 볼에는 큰 뾰루지도 났다. 전문가들은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과도한 음주 등으로 김정은의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평양 당 중앙위 본부에서 열린 중앙위 전원회의 사진을 다수 공개했다. 지난달 31일 군 정찰위성 발사 실패 후 김정은이 첫 공개 활동에 나선 것이다. 이날 사진에서 김정은은 시종일관 자리에 앉아 고개를 아래로 고정한 모습이었다. 왼쪽 볼에는 지름 1cm가량의 붉은 뾰루지가 뚜렷하게 보였다. 눈가는 두툼하게 부은 상태로 짙은 다크서클이 져 있었다.
정보 소식통은 “북 매체는 김정은의 참가 모습 가운데 가장 활력 있는 모습을 선별했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이렇다는 것은 김정은의 컨디션이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국정원은 국회에서 김정은이 갈수록 불면증에 시달리고,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위스키 등 다량의 독주를 마신다고 보고했다. 체중도 140kg대로 추정됐다.
김정은의 얼굴 사진을 확대하여 본 대학 병원 피부과 교수는 “39세 정도의 남성에게 생기는 얼굴 뾰루지는 대개 여드름이 덧나는 경우인데, 김정은은 평소 여드름이 없었던 것으로 보아, 스트레스로 인해 호르몬이 증가하여 생기는 경우로 보인다”고 했다. 다크서클에 대해서도 “피로나 수면 부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혈액순환이 저하되어 혈관이 확장되거나, 간 기능 저하로 안색이 나빠질 때도 다크서클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최대 역점 사업으로 강조한 군사 정찰위성이 1단 분리 이후 2단 엔진이 제대로 가동되지도 않은 상태로 추락해 체면이 구겨진 만큼, 그의 스트레스도 가중됐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정은은 이번 당 전원회의에 참석했지만 처음으로 직접 연설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군사 정찰위성 발사 실패와 부진한 경제 실적 때문에 연설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정은은 이날 2019년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협상 실패 책임으로 좌천시킨 김영철 전 통일전선부장에게 통전부 고문을 맡기며 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복귀시켰다. 경제난 등 대내외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대남 강경 노선 방침을 굳힌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파상적인 대남 공세가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