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지난 7월 방북한 러시아 쇼이구 국방장관과 무기전시회를 관람하고 있다./뉴시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지난달 북한을 방문하면서 북러 간 무기 거래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러시아의 무기 구입 목록에 70년 이상 된 구형 무기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51년 한국 6.25 전쟁 당시 북한군의 PPSH-41 따발총 생산 공장 /조선중앙TV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러시아의 인권단체인 ‘굴라구’가 러시아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폭로한 러시아의 대북 무기 구매 목록을 공개했다. 관련 목록에 따르면 러시아는 북한에 6·25전쟁 때 ‘따발총’으로 불린 PPSh-41 기관단총과 RPD 덱탸료프 경기관총, 중국제 AK-47인 56식 소총 및 탄약 등을 요구했다고 한다. PPsh-41 기관단총은 구소련이 1941년부터 사용하다 1950년 단종됐다. 이후 북한은 49식이라는 이름으로 생산해 6·25 침략 때 사용했다. 노후된 이 무기들은 현재 우리의 민방위에 해당하는 북한 노농적위군에서 주로 사용한다.

2013년 M1978 주체포를 시찰 중인 김정은 /조선중앙통신

러시아는 또 북한군에서 주력 전차로 사용 중인 ‘천마호’ 전차나 ‘떼-55′ 전차에 사용하는 전차포탄도 대량으로 요구했다고 한다. 북한 구형 무기와 탄약·포탄은 구소련에서 기술과 장비를 이전받아 생산된 것으로 러시아제 무기와 호환 가능하다.

북한이 ‘서울 불바다’ 위협 때 들고나온 170㎜ ‘주체포’와 포탄도 구매 목록에 포함돼 있다. 1970년대 이후 생산된 북한의 주체포는 현재 러시아군의 무기체계와 다르지만, 사거리 때문에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170㎜ 주체포는 기본탄이 30㎞, 사거리 연장탄을 쓰면 최대 60㎞까지 공격 가능하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의 절박한 상황을 고려해 당장 제공 가능한 구형 무기 위주로 구매 목록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