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조선중앙통신은 무인기가 BMW 세단으로 추정되는 목표물에 명중해 폭발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폭 공격형 무인기의 성능 시험을 지도하고 대량생산을 주문했다. 다양한 무인기가 표적을 타격하는 장면을 공개했는데, 연구 단계를 넘어 양산 단계에 돌입했다는 것을 드러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김정은이 전날 무인항공기기술연합체 산하 연구소와 기업소들에서 생산한 각종 자폭형 공격 무인기들의 성능시험을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성능시험에서 각종 무인기가 다양하게 설정된 타격권 거리의 전술 항로를 따라 비행해 표적을 정밀 타격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5일 다양한 무인기가 표적을 타격하는 사진을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은 개발된 무인기들에 만족을 표하고 “하루빨리 계열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대량생산에 들어가라”고 주문했다.

김정은은 “세계적으로 무인기를 군사력의 주요 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생산비용이 적고 생산공정이 단순해 새로운 영역에서 타격력의 한 구성 부분으로 활용하는 것이 용이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무인기들이 크고 작은 분쟁들에서 명백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아마도 전 세계의 군부가 다 인정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것은 오늘날 군사적 측면에서 필수적인 요구로 등장한 추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각이한 무인기들을 생산 도입할 수 있는 가능성과 잠재력을 충분히 갖고 있으며 현대전의 요구에 맞게 전법상 측면에서도 새롭고 유망한 전술조법들을 결합 적용할 전망성을 찾게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이날 무인기가 BMW 세단으로 추정되는 목표물에 명중해 폭발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대남 요인 암살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드러내려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김정은이 지난 14일 무인항공기술연합체 산하 연구소와 기업소들에서 생산한 각종 자폭 공격형무인기들의 성능시험을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또 백색으로 도색된 다양한 무인기들이 이륙하거나 표적을 타격하는 장면, 김정은이 지상에 나열된 무인기 옆에서 지시하는 모습 등의 사진을 공개했다. 모자이크 처리된 사진에는 가오리형 날개와 십자형 날개가 달린 공격 무인기 외에도 길이가 더 짧아 보이는 원통형 무인기도 식별된다.

김정은이 방문한 ‘무인항공기술연합체’는 그간 북한 매체에서 조명되지 않았던 곳이다. 노동신문은 이곳에 대해 “당중앙위원회에서 결정 지시한 사항들을 추진하는 데서 괄목할 만한 성과들을 이룩하고 있다”고 선전했다.

김정은은 지난 8월에는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를 현지 지도하고, ‘각종 무인기들’을 시험했다고만 표현했었다. 북한이 무인기 분야 특화 연구소와 기업을 독립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5일 다양한 무인기가 표적을 타격하는 장면을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정부는 북한의 무기 생산 과정을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은 2021년 제8차 당대회에서 전략 과업으로 제시한 무인기 개발과 관련해 지난 8월에 이어 석 달 만에 현지 지도를 보도했다”며 북한 매체에 처음 등장한 ‘무인항공기술연합체’에 대해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보도에 관해 “자폭 공격형 무인기가 연구개발 단계를 지나 양산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드러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