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공단 내 새로운 시설물을 신·개축하는 등 무단 가동 동향이 추가로 포착됐다. 정부는 북한이 우리 업체 시설 40여개를 무단으로 이용중인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국 상업위성 '플래닛 랩스'에 포착된 개성공단 중심부의 한 공터에 등장한 흰색 시설물. (사각형 안). 북한이 최근 개성공단 내 새로운 시설물을 짓는 동향이 꾸준히 포착되고 있다. /미국의 소리 방송

통일부 당국자는 19일 “북한이 개성공단 내 우리측 시설물을 무단으로 이용하는 동향이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며 “무단 재가동 범위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무단 사용중인 우리측 시설물 40여개는 주로 의류·봉제 업체 시설물이라고 한다. 정부는 북한이 우리 기업들이 공단에서 철수할때 남겨놓고 온 원부자재 등은 이미 모두 무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개성공단 내 시설물의 신·개축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북한의 이런 움직임도 공단의 무단 가동 징후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방송에 따르면 미국 상업위성 ‘플래닛 랩스’가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개성공단에 최근 가로 30m, 세로 약 15m 규모의 직사각형 모양시설물이 여러 개 새로 생겨났다. 공단 내 일부 부지에 가로 50m, 세로 10m 규모의 건물이 들어섰고 이전까지 수풀이 무성했던 곳에 새로운 공사 준비 작업을 하는 동향이 포착되기도 했다. 개성 쪽 기존 출입구 철거 이후 새로운 출입구가 재건됐고 출입 시설 외곽 지역에는 가로 37m, 세로 22m 크기의 신축 건물이 들어섰다. 지난 9월엔 공단 도로 약 21곳의 횡단보도가 새로 도색됐다.

공단에 새로 들어선 직사각형 규모의 시설물 용도는 알 수 없으나 창고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공단이 정상적으로 운영됐을 때에는 우리측 자재와 물품이 그때그때 공단에 반입됐기 때문에 창고 시설이 별도로 필요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가동 중단 이후엔 물품을 저장해둘 건물이 필요해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단 가동 중단 이후 우리측 기업은 북한에 토지사용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북한이 건물을 새로 올린 지역이 공단 내 비어있는 공간이라면 문제될 게 없으나 북한의 우리측 시설물 이용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만큼 당국은 공단 내 변화 상황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위성사진에 식별되지 않는 형태의 건물 또는 적치물이 있는 위치는 기존에 별도로 우리 시설이 존재하지 않았던 비어있는 부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