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유류품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노동당 입당청원서. /텔레그램

러시아의 대(對)우크라이나 전선에 파견된 북한군 유류품에서 조선노동당 입당 청원서가 나왔다고 우크라이나군 특수부대가 7일(현지 시각) 밝혔다. 북한 당국이 러시아 전장에 병사들을 파견하기 전에 노동당 입당을 약속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특수부대(SOF)는 이날 텔레그램 계정에 “제8연대 소속 병사들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작전 수행 중 북한군 13명을 성공적으로 사살했다”고 밝혔다. SOF에 따르면 북한군 병사 5명이 총격전에서 사망했고, 8명은 공격용 드론에 사살됐다.

SOF는 전사한 북한군들의 유류품을 확인한 결과, ‘응급 회람’이라는 한글이 써진 책자와 조준경이 달린 돌격소총, 중국과 러시아가 만든 휴대용 군용 라디오 ‘아자르트’(Azart) 무전기, 드론 탐지기, 군인 신분증 등을 확인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특히 한 사진에는 ‘정금룡’이라는 이름이 적힌 조선노동당입당청원서가 발견됐다. 손 글씨로 쓴 이 청원서에는 “이 땅이 미제와 일제, 남조괴뢰들을 비롯한 온갖 계급적 원수들이 살아있는 한 또다시 조국의 운명이 침략자들의 군홧발에 짓밟히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어머니 조국을 총대로 굳건히 보위할 결사의 각오를 가지고 영웅적 조선인민군대에 자진 입대했다”고 적혔다.

아울러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 크나큰 사랑과 믿음에 보답하기 위하여 부서져 가루되도 불에 타도 죽어도 혁명 신념 버리지 않는 사상과 신념의 최강자로 억세게 준비해 나가겠다는 것을 굳게 결의”한다고 적혔다.

이 북한군은 청원서에서 조선노동당에 가입하는 것이 자신에게 있어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밝히면서 자신이 “백옥처럼 결백하고 참대처럼 굳센 혁명 전사”가 되겠다고 결의하며 가입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 미국에 거주하는 탈북민 김학성 씨는 RFA에 “조선노동당은 신청한다고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기에 상부로부터 러시아 파병 전에 입당 지시를 받아 작성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북한에서는 군인들이 파병을 거절할 수 없기 때문에, 노동당 입당을 빌미로 파견을 종용하는 개념은 아니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