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8일 건군절 77주년을 맞아 국방성을 방문하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이후 처음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밝히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끝내고 싶다”며 푸틴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그(푸틴)는 사람들이 죽는 것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가 작년 11월 당선 이후 푸틴과 통화한 사실이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트럼프는 미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3년 가까이 장기화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며 “(푸틴이) 신경 쓰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모든 죽은 사람은 당신의 자녀와 같다. 200만명이 아무 이유 없이 숨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 언제나 푸틴과 좋은 관계였다. 바이든은 나라를 망신시켰다”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자신이 미 대통령이었다면 전쟁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구체적 계획이 있다고도 밝혔다. 트럼프는 “매일 내 아들과 같은 젊은이들이 죽임을 당하고 있다. 이 망할 전쟁을 내가 끝내고 싶다”며 인터뷰에 배석한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회의(푸틴과 정상회담)를 추진하자. 그들이 만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발언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건 미 정부와 여러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8일 인민군 창건 77주년을 맞아 국방성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이 한반도는 물론 세계 각지의 분쟁 배후라며 핵 무력 강화 방침을 재확인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9일 전했다. 김정은의 이 같은 발언은 미·일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위한 협력이 논의되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우리는 김정은과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언급한 이후에 나온 것이다. 핵이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강조하면서 미국과 기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은은 “핵 역량을 포함한 모든 억제력을 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일련의 새로운 계획 사업들”에 대해서도 언급했지만,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재래식 무기 현대화, 러·북 연합 훈련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