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9일 열린 평양국제마라톤경기대회에서 외국인 참가자들이 평양시민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최근 서방 단체 관광객을 수용한 데 이어 다음 달 열리는 평양국제마라톤 참가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예정대로 대회가 개최된다면 6년 만에 열리는 평양 내 국제 스포츠 행사다.

북한 관광 상품을 판매하는 중국 소재 여행사 고려투어스는 다음 달 6일 열리는 제31차 평양국제마라톤의 참가자를 오는 14일까지 모집한다고 최근 공지했다.

참가자들은 풀코스(42.195㎞), 하프코스, 10㎞, 5㎞ 등 4가지 코스 중 하나를 신청할 수 있다. 업체 측은 이번 마라톤 행사에는 공식적으로 등록된 아마추어 주자만 참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5박 6일 일정으로, 마라톤 대회 외에는 관광 일정으로 채워졌다. 문수 물놀이장, 만수대 분수공원, 옥류관, 김일성 광장, 주체사상탑 등 평양 시내 곳곳을 둘러볼 수 있다. 또 평양 ‘뉴타운’ 화성거리와 강동 온실농장 등 코로나 이후 완공돼 아직 외국인들이 방문한 적 없던 평양 내 새로운 명소도 일정에 포함됐다.

상품 가격은 1인당 2195유로(약 336만원)다. 비자 발급비와 마라톤 참가비는 각각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과 평양에 도착해 직접 내야 한다.

업체 측은 신청 기간이 짧고 참가 인원이 제한돼 있다며 접수를 서두를 것을 요청했다. 다만, ‘특정 정치‧외교적 이유’에 따라 한국, 미국, 말레이시아 여권 소지자는 참가할 수 없다.

북한과 말레이시아는 현재 단교 상태다. 2021년 말레이시아 당국이 북한 시민을 ‘불법 자금 세탁’ 관여 혐의로 미국에 넘겼다며 북한은 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미국의 경우 2015년 말 버지니아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북한을 방문했다가 17개월 동안 억류당하며 고문당한 끝에 식물인간이 되어 돌아왔다가 귀국 엿새 만에 숨진 이후 북한을 ‘영구 여행 금지 국가’로 규정했다.

북한이 이번 마라톤 대회 이후에도 외국인을 대상으로 평양 관광을 지속해서 허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외국인 대상 관광업은 북한 체제를 선전할 기회인 동시에 대북 제재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아 외화벌이 수단으로 활용된다. 그동안 러시아 단체 관광객만 제한적으로 입국을 승인해온 북한은 지난달 말 서방 단체 관광객들에게 나선 관광 특구를 개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