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3일 정부의 광화문 집회 금지 조치와 관련해 “'재인산성'으로 변한 광화문”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경찰 버스로 완전히 통제된 광화문 광장 사진을 올리며 “데 키리코의 형이상학적 회화를 보는 듯”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리스 출신의 화가인 조르조 데 키리코는 초현실주의 화가들에게 영향을 미친 음울하고 몽환적인 작품들을 남겼다.
진 전 교수의 비판은 이날 광화문을 완전 봉쇄한 데 대한 것이다. 경찰은 이날 일부 시민단체가 예고한 ‘개천절 집회’를 막겠다며 1만1000여명 병력을 동원해 시내 진입로 90곳에서 검문소를 운영하며 시민들의 광화문 광장 진입을 원천봉쇄했다. 광화문 광장으로 걸어가는 시민들에게는 ‘용무’와 ‘회사 사원증’ 등을 일일이 물으며 통제하기도 했다.
경찰의 이 같은 조치에 야당과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이명박 정부에서는 ‘명박산성’, 문재인 정부에서는 ‘재인산성’”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문재인 정부 인사들은 이명박 정부 때 명박산성을 쌓는다며 비판을 퍼부었지만, 정작 코로나 확산에 영향을 주지 않는 ‘드라이브 스루’ 집회마저도 금지했다”며 “반(反)정부 집회라서 막은 것 아니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