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베트남 석탄발전 사업 결정에 대해 여당 일부 의원이 “'기후악당'이라고 자인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국전력공사는 5일 이사회를 열고 베트남 붕앙 2호기 석탄화력발전소 사업 투자를 결정했다. 국내외의 거센 반대가 있었지만, 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이 사업을 강행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양이원영 의원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정부는 ‘탈석탄’ 정책을 추진했는데, 해외에선 ‘반그린’ 사업인 석탄발전소를 건설하는 모순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면서 “이로인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기후악당’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한전의 베트남 붕앙 2호기 결정은 스스로 기후악당임을 증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과 양 의원은 “온실가스 배출은 어디서 배출을 했는지 상관없이 그 피해는 국경을 넘어 전지구적인 문제”라면서 “베트남 붕앙2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연간 660만 톤, 30년 동안 2억 톤 이상을 배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 정부가 ‘그린뉴딜’ 추진으로 2025년까지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온실가스 1229만 톤의 16배가 넘는다”고 했다.
이들 의원들은 “한전의 붕앙2 석탄발전 사업 투자는 환경적으로 나쁠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붕앙2 석탄발전은 지난 5월 KDI(한국개발연구원)에서 실시한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현재가치 마이너스 2000억 원의 상당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면서 “정부는 산업화가 진행 중인 개발도상국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2015년 채택된 파리협정 체제에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있다”고 했다. 이어 “온실가스 배출 주범인 석탄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 아닌, 개발도상국이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도록 재정과 기술을 지원해주는 것이 우리 정부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결정과 관련 일각에선 “정부가 이제 ‘내가 (석탄)하면 불륜, 남이 하면 로맨스’라는 ‘내불남로’라는 행태를 보인다”는 말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