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건전성 저하가 우려된다. 엄격한 재정준칙이 필요하다.”(이주열 한은 총재)
“정부 정책에 훈수를 두는 건가. ‘너나 잘하세요’ 라는 유명한 영화 대사가 떠올랐다.”(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
1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를 향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롱성 막말’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총재가 중앙은행 수장으로서 소신을 밝힌 데 대해 여당 소속 의원이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받아친 것이다.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 총재에게 ‘재정준칙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이에 이 총재는 “엄격한 재정준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보지만 장기적인 전망을 보면 건전성 저하가 우려된다”고 했다. 이어 “위기가 회복됐을 때를 생각하면 엄격한 재정준칙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은 총재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발언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양경숙 민주당 의원은 “재정준칙 도입 방안을 밝히고 민감한 상황인데, 독립기관인 한은 총재까지 나서서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다”며 “한은이 신종 코로나라는 엄중한 시기에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면서 대안도 제시하지 않은 채 정부 정책에 훈수를 두는 건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너나 잘하세요 라는 유명한 영화 대사가 떠올랐다”고 했다. 양 의원은 이날 한은이 물가 관리와 경제 전망 등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시의원 출신으로 21대 비례대표에 당선된 양 의원은 남북경협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을 지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 총재가) 재정준칙의 엄격성을 강조했지만, 해외 다른 국가들을 보면 중앙은행이 준재정 역할을 한다. 한은이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을 뒷받침해야한다”고 했다.
그러나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양 의원 발언에) 많이 당혹스러우실 것 같다”며 “한은이 계속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주셔야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