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노 후보자가 중앙선관위원에 취임하면 헌정 사상 첫 여성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회사진기자단

현직 대법관인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이 다른 선관위원 후보자가 앞서 제출한 답변서를 상당 부분 그대로 ‘복붙(복사해서 붙이기)’한 것으로 27일 나타났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선관위원 후보자들의 답변서를 분석한 결과, 노 후보자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질의에 서면 답변한 내용 중 63개가 지난 9월 조성대 선관위원 후보자가 제출한 답변과 똑같았다. 특히 노 후보자는 선관위의 중립성·공정성에 대한 소신, 위성정당에 대한 평가, 장애인·교사·청소년의 정치 참여에 대한 견해 등 선관위원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 소신에 대한 답변도 그대로 베꼈다고 박 의원 측은 밝혔다.

노 후보자는 공무원과 교사의 정치적 의사 표현에 대해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는 동시에 정치 활동의 자유를 향유할 기본권 주체의 지위도 가지고 있다”고 답했는데, 이는 조 후보자의 답변과 조사는 물론 띄어쓰기까지 같았다.

박 의원은 “본인의 자질을 검증하는 청문회에서 다른 후보의 가치관과 사상, 선관위원으로서 기본적 소신마저 베낀 것은 선관위원으로서 자격이 없다”며 진상조사와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현재 공석인 중앙선관위원장은 선관위원 중 대법관을 호선해 임명하는 것이 관례다. 노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최초의 여성 중앙선관위원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