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4일 국토부 장관에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내정했다. 사진은 지난 10월 8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정감사에 참석한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를 두고 청와대는 ‘주택 전문가’라고 했다. 세종대 교수인 변 내정자는 그러나 2006년 서울시장 선거를 시작으로 10년 이상 정치권 주변과 깊은 관계를 맺으며 박원순 전 서울시장,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과 호흡을 맞춰왔다. 특정 정치세력과 밀착한 그의 행보를 두고 ‘폴리페서(polifessor·정치참여 교수)’라는 평가와 ‘앙가주망(현실참여)’이라는 2가지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변 내정자는 선거 때 특정 후보 지지선언에 이름을 자주 올렸다. 14년 전인 2006년 서울시장 선거 때 강금실 후보 지지선언을 했다. 강 후보는 야당이 아닌 당시 집권 여당이던 열린우리당 후보였다. ’101인 지식인 선언'에는 “강금실 후보가 정치철학으로 내세운 진정성과 포용성, 시민주체성, 생활정치야말로 서울 시정은 물론 시대사적 과제에 가장 부합하는 비전””강 후보는 새로운 생활정치와 정치문화를 열 수 있는 최적임자”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변 내정자는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지지선언에 참여했다. ‘정권교체를 위해 문재인과 안철수의 아름다운 동행을 지지하는 전국교수 1,000명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당시 이들은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은 5.16군사반란과 유신체제를 역사적으로 승계했을 뿐만 아니라 현재는 독점과 불의와 부패의 온상인 재벌, 부패사학, 보수교회, 보수언론, 지역토호 등 우리 사회의 모든 기득권층을 대변하고 있다”며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에 맞서 정권교체를 이룩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은 문재인과 안철수 뿐”이라고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시절 ‘희망서울 정책자문단’ 소속으로 서울시의 도시·주택 정책 설정에 깊이 관여했다.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직을 맡아 시민단체 활동도 했다. 박원순 시장 선거 캠프에 관여했기 때문에 SH 공사 사장 때부터 ‘낙하산 코드 인사’ 논란이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대선 캠프에도 참여했고, 작년 4월 한국토지주택공사사장에 임명됐을 때도 ‘보은인사’ 논란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국토교통부장관으로 몇 단계 높은 자리에 오른 것이다.

최근 10여년은 본업인 대학보다는 SH공사 사장, 토지주택공사 사장, 대선 캠프 참여 등 정치와 정책 현장에 주로 있었다. 그 사이 잠깐 대학에 돌아갔을 때(2018년)에는 공공정책대학원장 겸 정책과학대학원장 겸 행정대학원장 겸 언론홍보대학원장 겸 도시부동산대학원장을 했다. 5개 대학원장 겸직이라는 유례없는 보직 교수를 했다. 교육계에선 “학교 사정에 따라 2~3개 보직을 겸하는 경우는 있지만 5개 겸직은 매우 드물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