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연합뉴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17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지금부터는 대통령과 싸움이다라는 걸 잊지 않아야 된다”고 했다.

강 전 수석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것은 정말 윤 총장이 대통령과 싸움을 계속 할 거냐, 이 점에 대해서 윤 총장이 선택해야 할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총장은 전날 법무부 검사징계위가 2개월 정직을 의결한 데 반발해 법적 투쟁을 예고했지만, 문 대통령은 추미애 법무장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이를 재가했다.

이에 대해 강 전 수석은 “만약 윤 총장이 계속 대통령과 싸우겠다라고 한다면 행정소송이나 집행정지신청을 계속 할 것”이라며 “본인이 억울하면 따져보는 수단이기 때문에 할 수는 있지만 대통령과 싸움이다라는 걸 잊지 않아야 된다”고 했다.

또 “윤 총장이 대통령의 말씀에 대해선 따르겠다라는 얘기를 과거에 했던 적도 있고 또 조직에 충성하겠다라는 말씀도 했다”며 “윤 총장은 그동안 징계 절차를 매우 정치적 사안으로 만들어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징계가 왜 이뤄졌는지를 본인이 좀 받아들여야 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한편 강 전 수석은 지난 10월 ‘라임’의 배후 전주인 김봉현씨가 법정에서 “(측근)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를 통해 강 전 수석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가 다시 번복한 데 대해 “(검찰이) 검찰개혁을 무산시킬 수 있는 어떤 계기가 될거라는 생각으로 정치인을 집어넣다 보니까 이제 저까지 들어간 것 아닌가 이렇게 보인다”고 했다.

그는 ‘검찰개혁’과 관련, “조국 전 장관이 공수처를 포함해서 법 제도 개혁에 초석을 깔다가 이렇게 물러났고, 추미애 장관은 윤석열 총장을 비롯해서 뼛속 깊이 검찰주의자라고 하는 정치 검찰과 싸웠다”며 “향후에는 (검찰의) 기소권 독점을 막는 헌법 개정으로 가는 것, 여기까지 가줘야 되는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의 원장인 홍익표 의원은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 총장이 사퇴하지 않는 것은 “찌질해 보일 수 있다”며 “징계 자체를 수용하면서 스스로의 거취도 한번 판단해볼 시기”라고 했다. 그는 “그렇게 본인이 사랑하는 검찰 조직을 위해서 결단할 때는 결단해야 된다”고도 했다. 추 장관의 사퇴 의사에 대해서는 “굉장히 정치적으로 잘한 결정”이라고 했다.

민주당 중진 안민석 의원도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나와 “윤 총장이 스스로 거취를 정할 것 같지 않다”며 “그러니까 ‘대통령과 한판 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것은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전쟁을 선언하는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문 대통령이 사실 아주 무서운 분이다. 평소에는 부드러운 듯 하지만 마음 먹으면 무서운 분”이라며 “윤 총장이 검찰 개혁을 바라는 국민들과 대통령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2016년 12월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질문하고 있다./이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