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與野)가 내년 상반기 첫 방송이 예정된 JTBC드라마 ‘언더컨버’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드라마 주인공이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이라는 설정에 정치권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 드라마 줄거리 소개에는 ‘정의를 위해 최초의 공수처장이 된 인권 변호사 이야기’라고 되어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24일 성명에서 “JTBC는 문재인 정부가 밀고 있는 공수처를 미화한 드라마를 기획한 것”이라면서 “한마디로 공수처 홍보물을 제작하겠다는 얘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JTBC는 드라마라는 매체를 통해 국민의 감성적인 영역에까지 공수처를 ‘정의와 인권, 여성’으로 포장하는 선전 도구로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 언론에 공개된 ‘언더커버’ 시놉시스에 따르면 초대 공수처장 역할을 맡은 배우 김현주는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변호사들의 모임’이라는 가상단체 출신이다. 이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과 연상하게 한다는 것이 야당 주장이다. 드라마에서 초대 공수처장 역할을 맡은 주인공은 “적폐는 광대하다”며 “우리는 그 배후를 반드시 찾아낼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민의힘은 과방위원들은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54.2%의 국민이 공수처법 통과가 잘못됐다고 응답했다”며 “JTBC가 정권 수호부대를 자처하며 국민의 눈을 가리려는 것은 헛된 시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JTBC에 대해서도 “문제가 된 프로그램 기획을 즉각 철회하라”면서 “향후 보도에서 중립성을 훼손하고 정권에 잘 보이려는 방송사가 되기를 고집한다면 법적인 수단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드라마 보지도 않고 방송사 겁박부터 하느냐”고 반박했다. 국회 과방위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25일 반박성명에서 “국민의힘은 방영되지도 않은 방송사 드라마를 ‘공수처 홍보물’로 규정하고 겁박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앞으로 검찰이 나오는 드라마는 ‘검찰 홍보물’, 경찰이 나오는 드라마는 ‘경찰 홍보물’이라고 할 것이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