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 “그가 보여 준 용기와 결기는 일찍이 볼 수 없었던 법무부 장관의 표상이었다”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30분 만에 이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정 의원은 이날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끝났다”며 “이제 추미애의 시간은 가고 박범계의 시간”이라고 했다. 이어 “뒷물이 앞물을 밀어내고, 그 앞물은 다시 뒷물이 되는 게 세상 이치”라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추미애는 물러가지만 그가 남긴 족적은 작지 않다”고 했다.
정 의원은 “가히 헌정사상 이런 법무부 장관이 있었던가”라고 했다. 그는 “사실 기존의 법무부 장관은 전형적인 공무원의 모습이었다”며 “잡음 없이 기존 질서에 순응하며 장관직을 수행했거나 아니면 어둠 속에서 보이지 않는 완력으로 질서를 유지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이 가장 큰 업적은 법무부의 탈검찰선언과 실행이었다”고 했다. 그는 “검찰과의 짬짜미 고리를 끊었다”며 “헌정사상 법무부와 검찰이 이토록 긴장관계였던 적은 없었다”고 했다. 이어 “적어도 견제와 균형의 균형추는 추 장관이 확립했다”고 했다. 이어 “정말 쉽지 않은 길이고 큰 업적”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추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을 두고 “검찰의 권한 남용에 대한 구부러진 정의 바로 세우기였다”고 했다. 그는 “(추·윤 갈등은) 개인 간 감정싸움도 권한다툼도 아니다”라며 “법을 무시하고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했던 검찰 권력의 균열이고 법질서를 확립하는 과정에서의 구태와의 결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경 수사권의 완전한 분리 같은 법과 제도의 확립이 검찰의 근본적 개혁”이라며 “조국 전 장관이 흘린 피와 추미애 장관의 고초가 검찰개혁이 왜 필요한가를 국민에게 또렷하게 알렸다”고 했다.
그는 “검찰개혁은 시대적 운명”이었다며 “추미애를 검찰개혁의 주연 배우로 임명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지만, 어쩌면 시대의 신이었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또 “국민들에게 미안함을 남긴 정치인은 언젠가 보상받게 된다고 한다”며 “김대중도 노무현도 그분들에게 미안해했던 국민들이, 지지자들이 그분들을 만들어냈다”고 했다. 이어 “추 장관의 앞길이 어디까지인지 나는 모른다”며 “그러나 적어도 추미애에게 미안해하고 고마워하는 국민과 지지자들이 많이 생겨난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정 의원은 “추미애 장관님, 그동안 참 고생 많으셨다”며 “하필이면 이 시기 법무부장관이 정치인 추미애에게 운명이고 숙명이었음을, 그리고 그 시대적 소명을 기죽지 않고 결기 있게 해낸 용기 있는 정치인이었음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알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세상에는 미움받을 용기도 필요하다”며 “정치인 추미애의 앞날에 행운이 함께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