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강서구 양천로 증미역사거리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4·7 보궐선거에 출마한 서울·부산시장 후보들의 실언(失言)이 잇따르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26일 서울 강서구 유세에서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비판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중증 치매 환자”라는 표현을 썼다. 오 후보는 “제가 연설할 때 ‘중증 치매 환자도 아니고’라고 지적했더니 과한 표현이라고 한다”며 “야당이 그 정도 말도 못 하나”라고 했다. 그는 앞서 2019년 광화문 집회에서 ‘우리 경제가 올바르게 가고 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중증 치매 환자 넋두리 같은 소리”라고 말해 여당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여당은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25일 서울 홍대 인근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의 고충을 듣고 “점주에게 무인 수퍼를 건의했다”고 한 것이 논란이 됐다. 네티즌들은 “일하는 고충 말했더니 일자리를 뺏겠다고 한다” “코로나로 힘들다니까 ‘손님 적어서 편하겠다’고 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논평을 내고 “오히려 청년 근로자의 일자리를 뺏는 황당한 대책”이라고 했다.

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는 26일 “부산은 3기 암 환자와 같은 신세”라며 “요즘 3기 암 환자는 수술 잘하면 충분히 살 수 있지만, 말만 앞세우는 훈수 전문가가 수술 맡으면 죽을 수 있다”고 했다. 부산 경제를 살리겠다는 취지였지만, 암 환우와 가족을 배려하지 않은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시장 되고 싶은 심정은 이해하나 그런 비유는 절박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