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지칭해 논란이 됐던 고민정·남인순·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영선 후보 당선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박영선 캠프에서 사퇴한 뒤에도 여전히 박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는 것을 두고 “또 다른 2차 가해” “백의종군이 맞나”는 비판이 나온다.
세 사람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달 25일부터 각자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송파·강동 등을 중심으로 박 후보의 지원 유세를 하며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 세 사람은 박 후보 피해자의 기자회견 다음 날인 지난 18일 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사퇴했었다.
고 의원의 경우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화제몰이를 하며 박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고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에서 “개혁의 길은 험난했다”라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도 한발 한발 쉽지 않았다. 더 무서운 적은 힘들다고 지쳤다고, 지치고 포기하고 무릎 꿇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고 의원은 이날 성동구 왕십리역 앞 박 후보 유세 차량에 올라 떨리는 목소리로 울먹이며 “저희가 잘못한 것들이 있다. 하지만 잘못을 덮어두고 쓰러져 우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고 의원은 최근 소셜미디어에 시민 품에 안긴 사진, 선거 유세 중 짬을 내 자는 사진 등을 다양하게 올리며 주목 받았다.
진선미 의원도 강동 지역 곳곳을 누비며 박 후보에 대한 투표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30일에는 사전 투표를 독려하는 게시물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진 의원은 “강동댁 진선미가 곧 기호 1번 박영선 후보”라며 “국민의 준엄한 명령으로 바로 세운 대한민국인데 미워도 다시 한번, 기호 1번 박영선이다”라고 했다.
남인순 의원 역시 지역구인 송파 마천역, 거여역 등에 출근 인사를 하며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그는 “박영선은 거짓을 거짓으로 덮지 않고 진실을 진실되게 다 보여드린다”라며 “기호 1번 박영선 후보가 희망”이라고 했다.
캠프에서 사퇴했지만 활발한 지원 유세를 벌이고 있는 세 사람에 대해 야당은 “피해자의 요구를 묵과한 ‘N차 가해’”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29일 논평을 내고 “‘피해자에게 사과한다'던 피해호소인 3인방에게선 여전히 반성의 모습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며 “N차 가해의 끝은 어디인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