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제3후보’ 민생당 이수봉 후보가 의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30일 서울시장 TV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모두에게 공세를 펼치며 존재감을 보였다는 평가다.

이수봉 민생당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박 후보를 향해 “민주당 박원순 시장 때문에 이 보선이 만들어졌다”며 “이 선거 때문에 580억원이 날아갔다”고 꼬집었다. 또 오 후보를 향해서는 “자신이 범야권 단일 후보라고 하셨는데 선거법 위반이다. 후보님 말고도 야권에서 나온 후보가 10명이 넘는다”고 했다.

이날 이 후보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토론회에 참여하게 된 것은 민생당의 전신인 바른미래당이 지난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19.55% 득표율(안철수 당시 후보)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최근 4년 이내 해당 선거구에서 실시한 선거에서 10% 이상 득표한 후보나 정당은 선거위 토론회 초청 대상이다.

이 후보는 이날 박·오 후보의 정책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문제 제기를 했다. 1인당 10만원 지급을 공약한 박영선 후보에게는 “매표 논란을 떠나 기본소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 “LH 임직원에게도 기본소득으로 똑같이 줄 것인가”라고 했다. 또 오 후보에 대해선 내곡동 땅 문제 관련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것 같다. 땅값이 100배 가까이 올랐다”고 했다.

민생당은 박·오 두 후보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면서 토론회 직전 남궁헌 언론특보 명의로 “제3지대 민생당 후보의 사진이 빠지는 일이 없도록 기억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도 했었다. 하지만 이 후보가 예상치 못한 주목을 받으며 캠프 분위기가 고무된 것으로 전해졌다. 토론 직후 소셜미디어(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이 후보를 두고 “저 사람 누구냐” “공약이 신선하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이 후보는 민노총 대변인, 정책연구원장 출신으로 2013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국회의원시절 보좌관을 지냈다. 2016년 국민의당 후보로 인천 계양갑에 출마해 낙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