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제3후보’ 민생당 이수봉 후보가 의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30일 서울시장 TV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모두에게 공세를 펼치며 존재감을 보였다는 평가다.
이 후보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박 후보를 향해 “민주당 박원순 시장 때문에 이 보선이 만들어졌다”며 “이 선거 때문에 580억원이 날아갔다”고 꼬집었다. 또 오 후보를 향해서는 “자신이 범야권 단일 후보라고 하셨는데 선거법 위반이다. 후보님 말고도 야권에서 나온 후보가 10명이 넘는다”고 했다.
이날 이 후보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토론회에 참여하게 된 것은 민생당의 전신인 바른미래당이 지난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19.55% 득표율(안철수 당시 후보)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최근 4년 이내 해당 선거구에서 실시한 선거에서 10% 이상 득표한 후보나 정당은 선거위 토론회 초청 대상이다.
이 후보는 이날 박·오 후보의 정책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문제 제기를 했다. 1인당 10만원 지급을 공약한 박영선 후보에게는 “매표 논란을 떠나 기본소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 “LH 임직원에게도 기본소득으로 똑같이 줄 것인가”라고 했다. 또 오 후보에 대해선 내곡동 땅 문제 관련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것 같다. 땅값이 100배 가까이 올랐다”고 했다.
민생당은 박·오 두 후보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면서 토론회 직전 남궁헌 언론특보 명의로 “제3지대 민생당 후보의 사진이 빠지는 일이 없도록 기억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도 했었다. 하지만 이 후보가 예상치 못한 주목을 받으며 캠프 분위기가 고무된 것으로 전해졌다. 토론 직후 소셜미디어(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이 후보를 두고 “저 사람 누구냐” “공약이 신선하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이 후보는 민노총 대변인, 정책연구원장 출신으로 2013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국회의원시절 보좌관을 지냈다. 2016년 국민의당 후보로 인천 계양갑에 출마해 낙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