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광복회장이 11일 제102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독립유공자 후손(광복회원)에게 멱살을 잡히는 소동이 벌어졌다.

4월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야외광장에서 열린 제102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김임용(왼쪽 모자쓴 사람) 광복회 회원이 김원웅(가운데 한복) 광복회장의 멱살을 잡으며 항의하자 주변에서 말리고있다./이덕훈 기자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야외광장에서 열린 제102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 도중 김원웅 광복회장(왼쪽 한복)의 멱살을 잡은 독립유공자 유족 김임용 광복회 회원(오른쪽 선글라스)을 관계자들이 제지하고 있다. 김임용 회원은 임시정부 입법기관이었던 임시의정원 의장을 지낸 당헌(棠軒) 김붕준(1888~1950) 선생의 손자로 김원웅 회장의 독단적인 정치활동으로 광복회 명예가 훼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이덕훈 기자

국가보훈처와 행사 참석자 등에 따르면, 이날 기념식에서 황기철 보훈처장이 정세균 국무총리 기념사를 대독한 후 기념공연이 시작된 뒤 광복회원 김임용씨가 갑자기 김원웅 회장에게 다가갔다. 김씨는 김 회장의 멱살을 잡고 계속 흔들었고, 황 처장과 보훈처, 광복회 관계자들이 제지한 끝에야 상황이 종료됐다.

김임용 회원은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의장과 대한민국임시정부 국무위원 등을 역임한 김붕준(金朋濬·1888∼1950) 선생 손자다. 이날 행사장에서 휘날린 태극기 중 하나인 임시의정원 태극기(1923)는 김붕준 선생이 아내와 함께 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8월 김원웅(왼쪽) 광복회장과 당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당대표 후보가 15일 옛 태극기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조선일보DB

최근 광복회에서는 김원웅 회장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 ‘최재형상’을 수여하고 정치적 발언을 하는 등에 대해 일부 회원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서울특별시지부 지회장들이 김 회장에게 정치적 중립과 재정집행 공개를 요구하는가 하면 지난 6일에는 일부 회원들이 김 회장의 서울 여의도 사무실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이날 실제 김 회장에 비판적인 회원들은 내부 단체 대화방 등에서 “그놈을 작살내겠다” “ 대X통에 똥물을 붓고 작살을 내 광복회에서 영원히 쫓아내겠다” 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추미애(오른쪽) 당시 법무부 장관이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독립운동가 최재형상을 수상한 뒤 김원웅 광복회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